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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나경원 서러움에 울컥 한 것, 내 눈물과 비교 불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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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는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린 것과 나경원 후보가 토론 도중 울컥한 것을 비교하며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나 후보는 10일 “이 세상 모든 눈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우리 당에 필요하다. 그것이 통합이고 포용”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른소리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른소리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준석 후보 눈물의 진정성을 믿는다. 이 후보의 눈물을 보며, 저도 함께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했다. 반드시 천안함 음모론, 왜곡과 싸워야 한다고 다짐했다”라며 “그것이 눈물의 힘이다. 나의 눈물이 다른 사람의 눈물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 눈물과 비교된 것에 불쾌하다니, 그것은 제가 어찌할 수 없겠다”라며 “그러나 모든 눈물에 공감해주는 정치는 포기하지 말자.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시든, 어느 자리에 계시든, 그것을 잊지 않길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전날(9일) 오후 방송된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사사건건(事事件件)’과 인터뷰에서 “저는 사실 천안함 생존 장병들과 상당히 오랜 기간 교류해왔다”면서 “마침 나경원 후보께서 토론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셔서 그것과 대비되는 경우가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비교되는 것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나 후보가 울컥한 것을 두고 “본인의 서러움에 대해 눈물을 흘리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 후보는 “억울함이나 섭섭함 때문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정치의 비정함이 잠시 저를 힘들게 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설명했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왼쪽)가 9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천안함 참전 장병 및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에 동참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왼쪽)가 9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천안함 참전 장병 및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에 동참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저는 천안함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생존 장병들에게 국가가 이렇게까지 제대로 대접을 하지 못하느냐에 대해 항상 분개심을 느껴왔기 때문에 사실 오늘 갑자기 좀 벅차오른 게 있긴 하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이 후보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을 만나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 장병과 유족에 대한 폄훼와 모욕 시도가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나 후보는 같은날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의 괴멸 위기 땐 보이지도 않고,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높을 땐 문제점에 대해 한마디도 못 하던 분들이 세월 좋아지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늘 당내 개혁세력이라는 분들은 소위 내부총질에는 목소리가 높다”고 비판했다. “당내 개혁세력과 당내 묵묵하게 당을 지키는 세력 간의 서로 입장차, 시각차가 드러나 안타깝다”고 말을 잇던 중에는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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