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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경선연기론 이번주가 고비…‘두문불출’ 이재명은 침묵시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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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지사(오른쪽)는 6일 경선연기론을 논의할 당과 주자간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사실상 경선연기론을 꺼낸 것인데 여권주자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최문순 강원지사(오른쪽)는 6일 경선연기론을 논의할 당과 주자간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사실상 경선연기론을 꺼낸 것인데 여권주자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7월부터 본격화되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연기 논란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여권 대선주자인 최문순 강원지사는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선언(지난 3일) 이후 여러 의원들을 만났는데 경선연기 찬성 비율이 7, 반대 비율이 3이었다”며 “(경선연기론을 논의할) 당·대선 후보 간 연석회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연기를 하든 안하든, 공식적으로 모여서 토론을 통해 매듭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도 이번 주 지도부에 “경선연기론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서를 전달한다. 논의를 주도하는 김민철 의원은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내년 최대 목표는 정권재창출이므로 그를 기준으로 판단해야한다”며 “무조건 경선을 연기하자는 게 아니라 어떤 결론이 나든 논의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81명이 참여한 모임 ‘더민초’(운영위원장 고영인)도 8일 간담회에서 경선연기론을 논의한다.

민주당 권리당원 7명은 지난 4일 국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흥행과 자강(自強)을 위해 경선 일정 연기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경선연기론이 ‘당원→대선주자→의원단’ 순으로 옮아붙는 모양새다.

‘마스크 경선’ vs ‘원칙 위반 경선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일(내년 3월 9일) 180일 전인 9월 10일까지 선출돼야한다. 이를 두달 늦춰 11월에 후보를 선출하고, 경선 시작 역시 9~10월로 미루자는 게 연기론자들의 주장이다.

그간 경선연기론은 친문 진영에서 산발적으로 전개됐다.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전재수 의원이 주장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 측 의원들의 ‘불가론’에 막혔다. 지난달 대선 주자 김두관·이광재 의원이 경선연기론을 제기했지만 역시 이 지사 측 반대에 막혀 큰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다. 연기론자들이 “9월은 ‘마스크 경선’이라 흥행이 어렵다”고 주장하면 이 지사 측은 “경선연기는 곧 원칙 위반”이라면서 받아쳤다.

경선연기론에 동의한 여권 대선주자인 김두관(왼쪽)·이광재 민주당 의원. 뉴스1·연합뉴스

경선연기론에 동의한 여권 대선주자인 김두관(왼쪽)·이광재 민주당 의원. 뉴스1·연합뉴스

하지만 6월 중순 대선기획단 출범이 목전에 오자 연기론자들은 총력전에 돌입했다.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경선 일정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활용하거나, 당원 투표 혹은 지도부·대선주자 간 다자협의 등으로 연기를 결정하자는 다양한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친문 성향의 한 최고위원은 “대선기획단이 발족한 후엔 연기론 자체의 동력이 사라지므로 그 전에 승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낙연·정세균 캠프도 공식적으로 언급이 없지만 물밑에선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면 연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미 늦었다” 이재명의 무시 전략

지난 2일 MBC 인터뷰에서 “공당이 국민에게 문서로 한 약속들은 정말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켜져야 국민들이 그 당을 믿을 수가 있다”고 한 이재명 지사는 이번 주 사실상 ‘침묵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공식일정을 삼가고 메시지도 최소화하겠단 계획이다. 6일 현충일에도 페이스북에 관련 메시지를 냈을 뿐 공개일정을 갖지 않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 지사는 이번주 경기도 의회 참석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경선을 연기하기엔 타이밍이 늦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연기론 주장에 이 지사가 대응할수록 사안이 커지는 만큼 사실상 ‘무시 전략’을 펴는 것으로 해석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보고회'에서 결과보고에서 대선기획단 출범 시기를 '6월 중순'으로 못 박았다. 오종택 기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보고회'에서 결과보고에서 대선기획단 출범 시기를 '6월 중순'으로 못 박았다. 오종택 기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경선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단 분석도 있다. 대선기획단 발족을 ‘6월 중순’으로 못 박은 당사자가 바로 송 대표이기 때문이다. 송 대표 측 인사는 “대선기획단을 출범하겠다는 송 대표 말은 ‘원래대로 경선을 치르겠다’는 취지에 가깝다”며 “경선을 연기한다고 흥행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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