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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진짜 돈 지정 추진

중앙일보

입력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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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가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비트코인을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법정 통화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서 영상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다음 주 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는 중앙아메리카 중부 태평양 연안에 있는 나라로 1970년대 말 발발한 내전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엘살바도르인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들이 보내는 국내 송금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0% 수준에 달한다. 이에 따라 2001년부터 미국 달러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고 있는데, 국민 70% 정도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경제활동 대부분에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거래의 불편뿐만 아니라 해외 송금 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도 숙제로 거론됐다.

부켈레 대통령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 경제 밖에 있는 이들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지갑 기업인 스트라이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트라이크 창업자인 잭 말러스 역시 이날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화폐를 법정화폐로 채택하면 엘살바도르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개방형 결제 네트워크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역사상 만들어진 가장 위대한 준비자산이자 우수한 통화 네트워크”라며 “비트코인을 보유하면 개발도상국 경제를 인플레이션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켈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은 현재 의회 과반을 장악하고 있어 법안이 제출되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CNBC 방송은 “법안이 시행되면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받아들이는 국가가 된다”고 보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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