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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째 빈소 없는 女부사관…서욱 "딸 돌보는 마음으로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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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 뉴스1

서욱 국방부 장관. 뉴스1

군 복무 중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본 뒤 극단선택을 한 여성 부사관 이모 공군 중사의 빈소가 2일 현재 사망 열흘이 넘도록 차려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욱 국방부 장관이 이날 유족을 찾았다.

서 장관은 이날 유족에게 사과하며 "늦게나마 국방부에서 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철저하게 수사를 해서 한 점 의혹이 없이 수사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 군 검찰 중심으로 하게 되는데 여러 민간 전문가도 참여한다. 도움받아가면서 투명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며 "나도 이 중사와 같은 딸을 둔 아버지다. 딸을 케어한다는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중사의 아버지는 "아직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속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유족들은 응접실에서 서 장관을 접견했다. 이 중사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경기도 성남 소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빈소가 아직 차려지지 않아서다. 국군의무사령부 관계자에 따르면 장례식장 내 빈소 설치 등 장례 지원 절차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는데, 유족 측이 요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숨진 이 중사는 충남 서산 소재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지난 3월 2일 선임인 A중사의 강요로 저녁 회식에 참석했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A중사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이 중사는 당시 현장에서 A중사에게 항의하고 상관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지만, 상관들은 오히려 이 중사에게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 등의 말을 하며 합의를 종용하거나 회유를 시도했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이 중사는 사건 발생 뒤 부대 전속 요청과 함께 2개월의 청원휴가를 다녀왔다. 이 기간 사건과 관련해 심리상담도 계속 받았다고 한다. 지난달 18일부터 전속한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출근했지만, 나흘 뒤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석현 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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