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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접종' 美 신규확진 1만명 아래로···파우치 "갈 길 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부두가 휴양객으로 가득찼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부두가 휴양객으로 가득찼다.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5월 31일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미국 현충일)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하루 확진자 7428명, 1년 2개월 만에 최저 #성인 51% 접종 완료, 따뜻해진 날씨도 한몫

뉴욕타임스(NYT)의 코로나19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7428명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3월 21일(6516명)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가장 적었다.

이날 코로나19 사망자는 131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3월 23일(121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만 명, 하루 평균 사망자는 650명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확 떨어진 요인으로 백신 접종 확대와 따뜻해진 날씨를 꼽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의 62.6%가 백신을 1차례 이상 접종했다.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51.5%로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속도라면 7월 초까지 최소 1회 이상 백신 접종자를 인구의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해 집단 면역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면 "바이러스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통계 수치에도 대통령 최고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 이르다고 경고했다. 방역 수칙 완화와 변이 바이러스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갈 길이 남아있기 때문에 성급하게 승리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면서 "하루 감염자가 3만명 미만으로 내려갔지만, 이는 여전히 많은 감염"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일정 정도 바이러스 활동이 있는 한 우리는 공중보건 조치를 버릴 수 없다"면서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질수록 지역사회는 점점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은 주로 백신 미접종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신 미접종자 가운데 감염자 비율은 겨울철 대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1월 말 수준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백신 완전 접종자에 대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어도 되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새로운 지침을 내놓으며 방역 수칙을 대폭 낮췄다. 단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맞아 미국인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가족 모임과 여행을 재개함에 따라 보건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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