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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한 사망자. 과소신고…집계보다 3배 많을 수도"

중앙일보

입력

우한 황릉묘원. 우한이 봉쇄됐던 지난해 1~4월 사이 사망한 시민들 상당수가 이곳에 안장됐다. 우한=박성훈 특파원

우한 황릉묘원. 우한이 봉쇄됐던 지난해 1~4월 사이 사망한 시민들 상당수가 이곳에 안장됐다. 우한=박성훈 특파원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가 실제로는 공식 집계보다 세 배 이상 많을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지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한시는 코로나19가 처음으로 유행한 곳으로, 최근 미국 등 서방 사회를 중심으로 ‘우한바이러스 연구소 기원설’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英 이코노미스트 "우한 초과사망 1만3400명" #"권위주의 체제에서 통계 축소 가능성 있어"

이코노미스트는 우한 내 보건기관 3곳의 자료를 인용해 우한시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대 1만 34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인구 1100만명이 거주하는 우한시의 공식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3869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 중 3분의 1을 지난해 4월 17일 “의료체계 과부하로 보고가 누락됐다”며 한 번에 집계했다. 당시에도 중국 측이 코로나19 피해 통계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후 우한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사망자를 집계하기 위해선 광범위한 테스트와 정확한 보고가 동시에 필요한데, 유행 초기에는 이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공식 집계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에서는 실패를 쉽게 용인하지 않고 의심스러운 통계를 조작할 수 있어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근거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 등이 지난 2월 24일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한 논문이다. 중국 내 사망자 자료를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가 2019년 동기에 비해 5954명이 더 많았다.

특히 우한이 속한 후베이(湖北)성 다른 지역에서도 코로나19 및 폐렴 유사 증상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평소보다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논문의 자료 중 출처가 확인된 보건 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우한 내 코로나19 실제 사망자 규모를 자체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우한에서 발생한 초과 사망자 수는 약 1만 3400명이었다.

매체는 “우한 내 초과 사망자 수가 1만 명 이상이라면 이는 우한이 같은 기간 영국 런던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1차 유행(1월 1일~ 5월 31일) 기간 인구 10만명당 초과 사망자 수는 우한의 경우 121명, 런던의 경우 108명이었다. 당시 코로나19 진앙지로 꼽혔던 뉴욕의 경우 301명이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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