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중국동포 "中국적 포기" 단체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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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부가 다음달부터 장기 불법 체류자들을 일제 단속해 강제 추방키로 한 가운데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동포들이 집단적으로 중국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나섰다.

서울 조선족교회(대표 서경석 목사)는 12일 교회 신도인 중국동포 20여명이 14일 중국국적 포기를 선언한 뒤 주한 중국대사관을 방문, 국적포기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위조여권 등으로 불법 입국했거나 4년 이상 불법 체류해 이번 고용허가제 대상에서 제외된 중국동포들로, 무국적자가 되면 강제 출국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회 이은규 목사는 "조사 결과 강제 출국 대상 중국동포 가운데 돌아가겠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으며, 국적 포기는 불합리한 제도와 무책임한 정부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족교회 측은 국적포기서를 제출한 중국동포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해 다음달 2일까지 신청서류를 받아 7일 법무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대사관이 중국 동포의 국적포기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작고, 현행 국적법상 중국동포의 국적 취득요건이 까다로워 '중국적 포기→무국적자→한국적 취득'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李목사는 "한국 사회가 이제는 중국동포를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으며, 법률적 자문을 받은 결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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