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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끝나자 미국 “쿼드 문 열려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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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커트 캠벨

커트 캠벨

미국이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대면 회의를 예고하며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캠벨, 가을 쿼드 대면회의 예고 #대중 전략파트너 한국 특정해 언급 #중국 왕이, 이용남 북한 대사 만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커트 캠벨(사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2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우리는 올가을 쿼드 대면 회의를 소집하려 한다. 인프라 분야에서 비슷한 종류의 참여가 보다 보편적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가을에 쿼드 정상회의 소집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그가 인프라 분야를 다음 쿼드 회의 의제로 제시한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견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의 통화 뒤 민주주의 국가들이 힘을 합쳐 일대일로에 대응하는 인프라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한 사실을 소개했다.

캠벨 조정관은 또 “내가 확실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쿼드가 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상류층 모임(fancy club) 같은 게 아니라는 점”이라며 “이에 참여하고 우리와 협력하고 싶은 다른 나라들이 있다면 우리가 (쿼드 관련 활동을) 진행하는 중에도 문은 열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캠벨 조정관은 대중 전략을 새로 마련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을 특정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구축하도록 도운 운영체제는 온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의 부상에 직면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해당 운영체제를 활용하는 다른 나라들이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서 다른 나라들이란 일본·한국·호주·유럽 국가들처럼 아시아와 세계 전역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려는 나라들을 뜻한다”고 했다.

캠벨 조정관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 쿼드의 문이 열려 있다고 공개 발언한 데는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전략적 균형의 무게추를 미국 쪽으로 옮긴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담 공동성명에는 “한국과 미국은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쿼드 참여국과는 이미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사안에서 추가로 협력이 가능할지는 계속 살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중 결속=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7일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에서 이용남 주중 북한 대사를 접견했다. 이번 만남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중 결속을 과시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북 대화 제의와 관련해 북·중 협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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