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애벌레’ 그림동화 작가 에릭 칼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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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에릭 칼

에릭 칼

『배고픈 애벌레』(The Very Hungry Caterpillar)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 동화들을 쓴 미국 작가 에릭 칼(사진)이 별세했다. 91세.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칼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샘프턴에 있는 작업실에서 신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1929년 6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태어난 칼은 6세 때 어머니의 고향인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돌아갔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아버지가 징집됐다가 러시아에 포로로 잡혀가는 일이 벌어졌고, 칼도 15세 때 참호 작업에 동원됐다. 그는 이런 경험 때문에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갖게 됐다고 회고한 바 있다.

칼은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대 졸업 후 뉴욕으로 다시 건너가 NYT에서 삽화를 그리면서 생활했다. 1963년 NYT를 떠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칼은 38세 때인 1967년 『갈색 곰아, 갈색 곰아, 무엇을 보고 있니?』로 데뷔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1969년 출간된 대표작 『배고픈 애벌레』는 허기진 애벌레 한 마리가 일주일 동안 음식을 먹고 자라나 나비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24개 단어와 그림들로 구성된 이 책은 한국어 등 70여개 언어로 번역돼 5500만부 넘게 팔렸다.  칼은 1994년 NYT 인터뷰에서 “『배고픈 애벌레』는 희망에 관한 책”이라며 “누구든지 성장하고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밖에 『나랑 친구 할래?』 『머리부터 발끝까지』 등 70여 편의 작품을 남겼고, ‘리자이나 메달’과 ‘로라 잉걸스와일더상’ 등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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