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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77% "학급당 유아 16명 이하로 낮춰야"

중앙일보

입력

대구의 한 유치원 어린이들이 지난달 식목일에 바깥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대구의 한 유치원 어린이들이 지난달 식목일에 바깥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유치원 교사들이 생각하는 학급당 적정한 유아 수는 16명 이하지만, 많은 교사들이 실제로는 한 반에 20명 이상의 유아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와 함께 지난 20~23일 전국 유치원 교사·원장 등 교원 4681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교사 77%는 학급당 유아 수는 16명 이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18명이나 20명까지도 괜찮다는 의견은 23%였다. 학급당 적정 유아 수 상한선을 묻는 질문에 '16명 이하'라 답한 이가 가장 많았고(28.9%) 12명 이하(24.9%)·14명 이하(23.6%)·18명 이하(13.6%)·20명 이하(9%) 순이었다.

‘16명 이하’ 적당한데 현실은 ‘20명 이상’

하지만 현재 맡고 있는 학급의 유아 수는 이보다 많았다. 절반 이상이 20명 이상을 한 반에서 돌보고 있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유치원 학급당 유아수를 묻는 질문에 20~24명(36.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5~29명을 한 반에서 보고 있는 교사도 적지 않았다(16.4%). 현재 각 시·도 교육청에서 제시하는 학급당 정원은 평균적으로 16명(만 3세)·22명(만 4세)·25명(만 5세)이다.

교사들은 한 반에 유아 수가 너무 많으면 놀이관찰 등 실내 교육활동이나 체험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59.2%의 교사들이 이를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이 설문에서는 유아 안전사고 발생률 증가(51.9%)·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구조(30.9%)·유아 간 갈등 상황 증가(30.4%)·기본 생활습관 지도의 어려움(18.6%) 등이 많이 꼽혔다.

“과밀학급서 교육활동 어려워…학급당 인원 줄여야” 

한 유치원 교사는 설문에서 "학부모 민원이 많은 시대에 학급당 학생수 감축으로 양질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놀이 중심 수업 진행과 안전사고 기본생활 지도 등을 위해 학급당 유아 수 감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다른 교사는 "교사 수 대비 유아가 많아 아이들 교육과 학부모 대응으로도 업무가 많은데 행정업무까지 맡겨 너무 힘든 시스템이다"고 토로했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이번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출발점 교육기관인 유치원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행정업무 경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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