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LG, 현대차와 '1.3조 합작투자'로 印尼 배터리 공장 짓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있는 LG 로고. [뉴스1]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있는 LG 로고. [뉴스1]

LG가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동남아시아의 거점인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생산기지를 짓는다. 2019년에서야 지하철을 처음 개통할 정도로 대중교통 수단이 자동차에 집중된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인도네시아 장관, 전날 정의선 현대차 회장 만나

25일 CNBC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현지 매체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배터리 합작법인(JV)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두 회사의 합작 배터리 공장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50㎞ 거리인 카라왕 지역에 세워진다. 연간 생산능력은 10기가와트(GWh)로 배터리 용량이 80킬로와트시(㎾h)인 전기차 약 12만5000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다. 공장 건립에 들어가는 총투자금액은 1조3000억원 안팎이고, 두 회사의 MOU 체결 시기는 이르면 다음 달 초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두 회사의 합작 투자를 최종 성사시키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4일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을 한국에 보냈다. 재계에 따르면 루훗 장관은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이날 서울 모처에서 만났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는 경기도 고양 일산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회동했다. 그는 유정준 SK E&S 부회장과도 만나 석유화학 관련 투자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약 12만대 분량 배터리 생산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니켈과 코발트, 망간 생산국이다. 이를 토대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에는 연간 14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해 '전기차 산업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산업 정책을 수립한 바 있다.

2019년 11월 현대차 울산 공장을 찾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을 한 후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2019년 11월 현대차 울산 공장을 찾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을 한 후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 역시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전기차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2년 전인 2019년 12월부터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40㎞ 떨어진 브카시에 연간 최대 생산규모 25만대 수준의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인도네시아 정부에 전기차에 대한 세율 우대, 현지화율 조건 완화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실제로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생산을 최종 결정할 경우, 차로 한 시간 거리인 LG-현대차 합작 공장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 모델 2종을 수출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LG는 현대차와의 파트너십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정부와 단독으로 배터리 관련 '그랜드 패키지 딜'을 논의하고 있다. 광산 채굴부터 배터리 재료와 배터리 셀(차량용 배터리의 기본단위)까지 포함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LG화학·LG상사 등 LG 계열사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까지 참여하는 사업이다. 포스코, 중국 코발트 회사 화유홀딩스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전망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