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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성차별' 당사자 차별금지법 청원…"국가가 평범 약탈"

중앙일보

입력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지난 3월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성차별 면접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한국여성단체연합]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지난 3월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성차별 면접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한국여성단체연합]

지난해 동아제약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 질문을 받은 당사자가 국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당사자인 20대 여성 김모씨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의 존엄과 평등을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국회 청원 글에서 자신을 지난해 11월 16일 진행된 동아제약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의 성차별 면접 피해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날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난 오늘 저는 대한민국 국회에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를 위한 청원서를 제출하고자 펜을 잡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저는 그 '평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국가로부터 약탈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평범하게 지내던 일상이 6개월 전 면접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힘없이 바스러지는 경험을 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모든 권력은 상대적이기에 나 또한 언제든 약자, 즉 배척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고 했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당사자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 [사진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당사자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올렸다. [사진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김씨는 국회가 사회적 합의 부재를 이유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을 미루고 있다며 이를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국회의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국민의 인식을 따라오지 않는 것"이라며 "역사와 연구와 현실이, 차별과 혐오의 제거가 국가 발전의 필수 조건임을 보여줌에도 국회는 자신들의 나태함을 사회적 합의라는 핑계로 외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개된 김씨의 청원은 현재까지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 국회 입법청원은 30일 안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위원회에서 해당 청원을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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