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희코너] 러브호텔들의 기발한 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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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은 다양한 커플들이 각자 갈고 닦은 섹스 테크닉을 즐기려고 찾아가는 곳이다. 그런 섹스의 특성상 정식 부부보다는 정부(情婦)를 동반한 중년의 남자 혹은 감춰둔 연인 사이가 그 주된 고객으로 되어 있다. 물론 트리플 섹스나 부부교환 등 특수한 성관계를 바라고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1600개의 러브호텔을 설계 시공한 한 전문 건축가에 의하면, 요즘 러브호텔은 내부 설계로 승부한다고 한다. 즉 정욕을 100% 불태우도록 섹스의 화려한 스테이지를 만드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지만 일본만 해도 어느 러브호텔이나 평균적으로 비누거품이 나오는 목욕실이 딸려 있다. 그래야만 남녀간의 접촉감이 좋고 성기의 결합도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 다음은 사람이 올라가면 침대가 천천히 저절로 돌아가는 것과 동시에 천장이 열리면서 큰 거울이 나타나도록 설계된 회전침대가 있는데, 이런 시설은 자신들의 섹스 광경을 보면서 스스로 성적 흥분을 높이라는 호텔 측의 배려일 것이다.

좀 고급스러운 호텔에는 촬영용 카메라가 부착된 곳이 있는데, 원근 거리를 자동 조절할 수 있도록 줌 렌즈가 붙은 3대의 카메라가 마음대로 오가면서 남녀의 비부(秘部) 결합부분을 여러 각도에서 집중적으로 촬영, '선물'로 가져가게 한다. 하지만 대부분 고객은 은밀한 영상물을 찾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 차례 손님에게 참고서가 되도록 성희 장면을 담은 비디오 필름을 남겨두고 가는 일이 많은데, 그런 행동은 건망증 때문이 아니라 남들이 본다는 사실에서 얻게 되는 노출 쾌감을 노린 것이다.

때로는 러브 브랑코라는 바이브레이터 시설이 있어서 이것을 이용하면 진동에 의해서 여성기로부터 윤활성 분비물이 홍수처럼 흘러나오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힌다고 한다. 좀 규모가 큰 러브호텔에는 50여 평되는 넓은 방에 여러 개의 침대가 들어 있는 이른바 서밋룸(summit room)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는데 물론 그룹 섹스를 위한 특별한 장소다. 서비스는 그 뿐이 아니다.

일본의 러브호텔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콘돔이 자판기 형태로 제공된다. 롱 섹스에 자신 있으면서 성감을 자연 그대로 즐기려는 남자에게는 초박형(超薄型) 콘돔, 조루 성향의 남자는 민감성을 억제하는 극후형(極厚型)의 것을 선택하면 성공적이고도 짜릿한 섹스를 구가할 수가 있다. 여성의 빠른 오르가즘을 위해서 표면이 거칠거칠하게 만들어진 우렁쉥이형 콘돔, 발기가 중도에 죽는 것을 방지하는 조임형 콘돔(페니스 근부를 단단한 고무줄로 조이게 만든 것), 그리고 정액 받이를 생략하여 귀두부의 접촉감을 극대화 시킨 특화 콘돔도 여기서는 100엔짜리 동전 몇 닢이면 수중에 넣을 수 있다.

현대의 트렌드는 자연 그대로의 성감을 느끼도록 해 준다는 장점 때문에 세계의 콘돔 회사들이 100분의 1mm단위로 경쟁하고 있는 한 편에서 0.1mm의 극후(極厚) 콘돔도 출시하고 있다. 이것은 설거지 용 고무장갑을 끼었을 때처럼 외부적 감각이 무뎌지는 관계로 조루 성향의 남자에게 안정된 섹스를 구가하도록 한다. 성기간 접촉에 있어 안정감을 제공해 준다는 장점 때문에 설거지 장갑 같은 콘돔이 종이보다 얇은 초박형보다 의외로 많이 팔린다고 한다.

러브호텔 광고에 '38℃의 자쿠지 시설완비'란 문안이 종종 눈에 띈다. 이것은 남성이 연속적으로 조루하여 여성의 성욕을 미처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욕탕에 들어가서 10분 동안 자쿠지(기능성 욕조) 기포를 페니스에 분사하면 곧 재발기하는 효능을 가진 시설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남성은 사정 후 즉각 부교감신경과 반사신경이 이완되는 까닭에 곧 발기할 수가 없게 되어버리지만 이런 경우 38℃ 정도의 온탕에 들어가면 상기한 여러 신경들이 활성화하여 발기력이 회복되는 생리를 이용한 서비스다. 러브호텔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복잡한 성 생리를 공부해야 되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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