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이 아토피 특효약 ?

중앙일보

입력

회사원 홍창희(23.여)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동작구에 있는 피부관리실에서 "여드름, 피부 미백은 물론 아토피성 피부염에도 즉효"라며 화장품 하나를 추천받았습니다. 반년 넘게 만족하며 이 화장품을 사용하던 홍씨는 인터넷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화장품 사용을 중단한 지 하루 만에 각질이 많아지고 돌기가 돋기 시작했답니다. 홍씨는 "한 달 가까이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수은 함유량이 기준치(1ppm)보다 많게는 2000배를 넘는 불법 화장품을 만들어 유통.판매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박모(44)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노원구 T한의원의 W씨(48.여) 등 5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박씨 등은 중국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원료 1300㎏을 들여와 무허가로 미백이나 여드름 제거용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었습니다. 'B크림'이란 이름을 붙여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병원.한의원.피부관리실 등 200여 곳을 통해 1만3500개, 돈으로 21억8500만원어치를 유통시켰지요. 화장품 성분 분석 결과 수은이 기준치보다 33배에서 많게는 무려 2150배까지 검출됐습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