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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한국 CEO들과 왔다" 美의 반도체·배터리 투자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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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오는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미국이 바라보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는 #동맹 강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우선 #"文과 대북 정책 나아갈 방향 논의 원해" #대중 견제 수위 미일 때보다 낮을지 관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기후변화 등 미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의제에 대해 한국의 적극적인 동참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 인도태평양 지역 내 도전 과제인 중국 문제도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됐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한 전화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방문은 미국과 한국 간 철통 같은 동맹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 대면 양자 회담을 한국과 한다는 사실은 우리와 한국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과 주목도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의제는 한·미동맹 강화와 관계 확대 방안이다. 이 당국자는 "양국이 믿는 가치와 지역 안보, 기술과 보건, 북한 등 폭넓은 의제에 대해 진전과 심화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 용사인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행사를 열고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상기하기 하기 위한 장치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명예훈장 수여식에 외국 정상이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글로벌 무대에서 양국 파트너십을 돈독히 할 기회로 보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글로벌 보건, 기후변화 대응 등 우리 시대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양국이 상호 취해야 할 노력을 강조하고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의제는 경제 협력, 특히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다. 정상회담에 앞서 지나 라이몬도 상무장관은 문승욱 산업통상부 장관 및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한다.

고위 당국자는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CEO들과 함께 왔다“면서 ”그들은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매우 실질적인 약속(substantial commitment)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기술력을 높이고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하고자 하는 데 대해 한국 측이 매우 강력한 의지를 보인다“고 말했다.

‘더 나은 재건’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첨단 기술 관련 일자리를 만들고, 인프라를 개선해 더 나은 미국을 만들겠다며 제시한 7조 달러 규모 경제 계획이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해 바이든의 역점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양국 정상은 미국 정부가 최근 완료한 대북 정책 리뷰를 토대로 대북 정책에 대한 입장을 조율할 계획이다. 북한과 한·미 양국이 대화와 억지력을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안 등 당면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자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한국 대통령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 전략상 이를 상세하게 공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국자는 "동맹, 핵심 이해 당사자 그룹, 미 의회와 대북 정책에 대해 먼저 비공개로 논의할 것이므로 한·미 정상회담 후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 간 싱가포르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 종전 선언 같은 구체적인 이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현재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 태도를 우려하는 문구가 한·미 정상회담 성명에도 들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평화와 안전 유지에 대한 일반적인 문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성명에 들어간 것보다 수위를 낮출 것이냐는 후속 질문에 당국자는 ”그렇게 특정 짓지는 않겠다"면서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직면한 많은 도전 과제에 대해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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