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수영복, 거리 패션으로 … 화려한 속옷은 해변 패션으로

중앙일보

입력

거리의 수영복
비키니 형태에 사각 핫팬츠
남자는 긴 트렁크 두드러져

'수영복은 스트리트 웨어로, 속옷은 수영복으로…'

여름 휴가의 백미는 역시 시원한 바닷가에서 즐기는 여유있는 시간.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수영복도 아무 거나 고르지 않는다. 올해 수영복은 그 어느해보다 다양한 활용을 강조한다. 비키니를 기본으로 상의와 랩 스커트 등을 포함한 3피스나 4피스 수영복이 많이 보인다. 무더운 한여름 거리에서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겉옷 안에 입는 옷, 속옷도 영역 확장에 나섰다. 보다 강렬해진 컬러와 디자인을 채용해 수영복 못지 않은 패션성을 내세웠다. 무더운 한여름 해변과 거리에서 수영복과 속옷의 대결이 볼 만하다.

#수영복, 거리로 나오다

수영복은 말 그대로 수영을 위해 나온 의상이다. 전통적인 수영복이란 것은 신축성 좋은 소재에 몸에 달라붙게 입는 것이 기본. 그러나 지금은 속옷이 겉옷으로 둔갑하고 있는 시대. 수영복을 물 속에서만 입으란 법은 없다. 올해 디자인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복잡해졌다. 거리에서 입어도 한여름 훌륭한 겉옷이 될 정도다.

올 여름 여성 수영복의 테마는 발랄이다. 헤드 이효정 디자인 실장은 "올 여름엔 과감한 노출보다는 스포티함과 귀여운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동안 섹시함만을 강조하던 디자인에서 귀여움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핫팬츠 스타일의 하의다. 상.하의로 나뉘어 있는 비키니의 기본은 유지했지만 삼각 형태로 깊이 파인 하의 대신 사각의 핫팬츠 스타일이 많아졌다. 무늬는 흰색이나 단색이 아닌 꽃무늬나 스트라이프에 물방울 무늬 등이 대세다. 마린룩의 대명사 토미 힐피거에서 나온 스트라이프 수영복은 상.하의 따로 떼어 다른 아이템과 매치하면 완벽한 리조트룩으로 변신한다. 핫팬츠 형태의 하의는 평상시 단색의 무난한 상의에 매치할 수 있다. 상의는 요새 유행하는 홀터넥(어깨끈을 목 뒤로 묶는) 스타일. 비즈 등으로 장식된 홀터넥 스타일의 상의를 청바지에 받쳐 입고 그 위에 니트웨어나 재킷 등과 매치시키면 수영복이 아니라 란제리룩의 느낌을 줄 정도다.

남자 수영복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는 몸에 달라붙는 스타일 대신 헐렁하고 여유있는 트렁크 형태가 대세다. 특히 바지가 더 길어졌다.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에서 출시한 제품은 무릎 길이의 반바지 형태다. 최지혜 MD는 "길이가 긴 롱숏 수영복은 컬러나 디자인에 있어 반바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길거리에서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무늬나 모양이 '수영복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조리 샌들에 면 티셔츠와 함께 입으면 그저 시원한 여름 겉옷으로 보인다.

#속옷, 해변을 활보하다

img src=http://healthcare.joins.com/img/2006/07/0711-03.jpg border=0 hspace=10 align=right>바다는 보고 즐기는 데지 몸을 담그는 곳이 아니다? 해수욕보다는 선탠을 주목적으로 하는 '귀차니스트'들을 위해 속옷 업체들이 나섰다. 섹시쿠키 임현주 디자인실장은 "화려하고 컬러풀한 디자인의 속옷을 가지고 있다면 해변에서 센스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비키니 수영복에 버금가는 화려한 속옷의 출현 배경이다. 겉옷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속옷이 이번 여름엔 수영복의 영역까지 넘보겠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아이템이 홀터넥 스타일의 브래지어. 홀터넥 스타일은 수영복 업체들도 밀고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꽃무늬 패턴의 홀터넥 브래지어에 어깨가 드러나는 니트를 매치하거나 화이트 셔츠 등을 배꼽이 보일 정도로 묶어주면 해변에서 굳이 수영복이 필요 없을 정도다.

해가 넘어가는 저녁시간 해변을 거닐 때에는 원피스형 슬립도 무리가 없다. 흰색이나 아이보리 슬립은 해변 산책용으로 곤란하지만 과일이나 꽃무늬, 스트라이프 등으로 장식된 슬립은 속이 비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슬립은 허리선이 높은 엠파이어 스타일에 면소재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끈적끈적한 바람이 부는 바닷가에서 수영복 위에 입어도 일반적인 겉옷보다 가볍고 땀 흡수율이 높아 시원하다.

란제리룩을 시도해 보고 싶어도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망설이고 있었다면 이번 여름 바닷가에서 한번 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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