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천대엽 신임 대법관에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는 천 대법관과 그의 배우자가 함께했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비서실장, 김진국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이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천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그의 배우자에게는 꽃바구니를 건넸다. 수여식을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천 대법관 등은 비공개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환담에서 천 대법관에 대해 “청문회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평생을 모범적으로 살아온 법조인”이라며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법원 내부의 신망도 높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천 대법관은 “대법관의 무게가 마치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겁게 느껴진다”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6년 동안 열심히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천 대법관에게 그간 다뤘던 사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을 물었다. 이에 천 대법관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 형사사건을 맡아 사건이 발생했던 오전 1시에 현장검증을 거쳐 무죄 판단을 이끌어낸 사례를 꼽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업무 과다로 실제 행하기 쉽지 않은 현장 검증을 함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며 현장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이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대법관으로 부담이 클 것”이라며 “사법부 독립,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만큼 훌륭하게 대법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천 대법관을 격려했다.
천 대법관은 검찰 출신 박상옥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난 10일 취임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의 14명 대법관 중 검찰 출신은 사라졌다. 천 대법관은 취임식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가서기 위한 사법부의 헌신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