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관계학 - O형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B형

중앙일보

입력

이상하다. 머릿속이 환히 보이고, 무슨 말을 해도 우습게 보이는 남자가 있는 반면, 나를 바보처럼 느끼게 만드는 남자도 있다. 일본의 저명한 혈액형 전문가 노미 부자와 별자리 전문가 윤태경 씨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이 혈액형과 별자리의 역학관계 때문이란다.

A형에게 있어 B형이나 AB형은 다루기 힘든 상대이지만, O형은 언제나 만만한 상대로 느껴진다. O형은 어쩐지 A형 앞에 나가면 압박감을 느끼지만, B형에게는 만만하게 무슨 말이든지 할 수 있다. B형은 언제나 O형에게 패배한다는 경험을 지니고 있지만, A형은 어렵지 않게 대한다는 것. 연애에 이것을 적용해보면, “O형이 B형에게, B형이 A형에게, A형이 O형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배반을 당할 경우에는 처절한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나 반대로 B형은 O형을, A형은 B형을, O형은 A형을 별다른 미련 없이 깨끗하고 단호하게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혈액형별 역학관계는 기사를 위해 인터뷰를 한 인터뷰이의 90%에게 묘하게 들어맞았다. 혈액형에 의해 역학관계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와 당신의 관계가 왜 그런지, 이유를 알면 해결책이 생기니까.

O형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B형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B형. 손바닥 뒤집듯 관심사가 바뀌고, 자신 외의 다른 사람의 기분에 신경 쓰지 않는 혈액형인 만큼 B형 앞에서 초라해지는 혈액형이 많다. 바로 대표적인 A형과 AB형. 그러나 A형에게 줏대 없는 바보로 여겨지는 O형이 절대강자 B형에게는 천적이다. 노미 도시타카의 <혈액형 연애 성공법>에 인용된, 일본의 부녀자 연속 폭행살인사건이 이를 입증한다. 오래전 일본에서 일어난 부녀자 연속 폭행살인사건의 범인인 오쿠보 야스키요(O형)에게 피해를 당한 8명의 혈액형을 채취하니 O형이 2명, A형과 AB형이 각각 1명, 그리고 B형이 4명이었다.

이 사건은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O형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B형의 상태를 암시한다. AB형은 훤히 들여다보는 A형의 속마음을 O형은 못 보듯, 변덕스러운 B형의 속마음이 O형의 눈에는 보인다. 칭찬을 받으면 누구라도 즐겁기 마련이지만, B형은 비행기를 태우는 낯간지러운 말에 제일 약한 혈액형이다. 칭찬을 받으면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반응하는 AB형과 달리 B형은 자신을 치켜세워주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붕붕 뜨게 된다. 은근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을 칭찬받으면, ‘역시’라고 생각하고, 설령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칭찬받았더라도 ‘나에게 이런 숨은 재능이 있었군’이라고 생각하며, 그 일을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고래는 분명 B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감정 표현에 솔직하지 않은 A형이나, 객관적인 AB형과는 달리,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려 노력하는 O형은 B형에게 이러한 낯간지러운 말을 잘한다. 그리고 상대의 기분 파악을 잘하는 O형은 칭찬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 B형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캐치하게 된다. 실제로 노미 부자의 <혈액형 사랑학>에는 B형의 이런 성향을 이용해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도록 내조한 O형 부인의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다.

또한 승부욕과 자기애가 강한 B형은 너무나 쉽게 “알았어~, 미안해”라고 말하는 O형을 보면 이상하게 패배감을 느낀다고 한다. “O형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 화가 나요. 나는 한참 열을 올려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알았어. 미안해’라고 간단히 말해버리면, 마치 내가 작은 일에 집착하는 옹졸한 사내처럼 느껴져서 너무 허무해져요.” 이성훈(B형, 27세, 학생) 씨의 말이다. 또한 B형과 O형은 모두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져버리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까지 되어 있는 B형에 비해 O형은 사랑에 애를 태우면서도 실생활의 페이스는 의외로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시험 기간이었는데, 벚꽃이 너무 예뻐서 도서관에서 뛰쳐나와 여의도로 갔어요.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는데, 전날 술에 취해 공부를 하나도 못한 저와는 달리 여자친구는 새벽 2시에 집에 들어가서 밤새 공부를 했더라고요. 왠지 속은 기분이 들었어요.” 김원철(B형, 28세, 기자) 씨의 고백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