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금이 '재정 펑크' 메워줬다…그래도 49조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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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 수입이 크게 늘었다. 그래도 정부 씀씀이가 워낙 커 구멍 난 재정을 막지 못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49조원 가까운 적자를 봤다.

올해 1분기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크게 늘었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크게 늘었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11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내용이다. 올 1분기(1~3월) 중앙정부가 거둬들인 세금(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원(27.3%) 늘어난 8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소득세 수입이 특히 많이 늘었는데(6조4000억원) 부동산 관련 세금 영향이 컸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며 양도소득세만 전년 대비 3조원 더 걷혔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며 법인세수도 4조8000억원 증가했다.

늘어난 세수도 재정 ‘펑크’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세금에 다른 수입을 더한 정부 총수입은 올 1분기 152조1000억원으로, 총지출 182조2000억원을 따라가지 못했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저소득ㆍ청년구직자 취업 지원 서비스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지출이 늘면서다.

1분기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0조1000억원 적자였다. 사회보장기금 수지 효과를 덜어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그보다 많은 4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사회보장기금은 국민ㆍ사학연금, 고용ㆍ산재보험을 말하는데 아직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많기 때문에 합쳐 계산(통합재정수지)하면 적자가 덜 잡히는 경향이 있다.

올 3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86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42조9000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다만 부동산 등 세금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연말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기재부는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는 126조4000억원 적자,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봤다.

나주범 기재부 재정혁신국장은 “소득세라든가 법인세ㆍ부가세 등 여러 수입이 모두 증가하면서 재정수지 적자가 상당폭 줄어드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며 “경기가 좋아지고 지난해 하반기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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