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 71억짜리 전셋집 등장

강남구 브르넨청담

서울에서 역대 최고가 아파트 전세 거래가 나왔다.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전세 시장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강남구 브르넨청담, 평당 1억대 #입주 물량 줄고 월세 전환 늘어 #서울 전세시장 다시 오를 조짐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청담(사진) 전용면적 219.96㎡가 지난 2월 19일 71억원에 전세 계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스템에 등록된 아파트 전세 거래 중에 역대 최고가다. 이전 최고가는 2018년 11월 성동구 성수동 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 271.38㎡에서 나온 50억원이다. 2019년 6월 준공한 브르넨청담의 해당 평형 현재 호가는 90억~100억원 수준이다. 전용면적 3.3㎡(평)당 전셋값도 1억651만원으로 처음으로 1억원을 넘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가운데 40억원 이상은 총 5건으로 나타났다. 30억원이 넘는 계약은 18건이다. 주로 강남·서초·성동·용산구 등 고급 아파트 단지의 대형 평형대에서 계약이 이뤄졌다. 중소형(84㎡)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3월 15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84.97㎡)가 23억원으로 가장 높다.

한편, 안정세에 접어든 것처럼 보였던 서울 전세 시장도 다시 오를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이후 급격히 오르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오름폭을 계속 줄였다. 강남·강동·마포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전세 시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17.5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신반포 18·21차 등 약 4000가구의 강남 재건축 이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일대 전셋값 변동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분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1만1140가구를 기록했으나 2분기에는 5659가구, 3분기 7938가구, 4분기 4919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예정된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턱없이 적어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서울에 입주 물량 자체가 적은 데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어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해처럼 전셋값이 급등하진 않겠지만,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