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 남성의학회장이 말하는 발기부전 치료제의 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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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뜨겁다. 바이엘 헬스케어(레비트라)는 '다시 사랑하세요' 캠페인과 '희망건강 프로젝트'를, 한국릴리(시알리스)는 연예인 부부를 홍보대사로 선정해 '性공부부 캠페인'을, 한국화이자(비아그라)는 '스무살 느낌, 비아그라'라는 슬로건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홍보를 하고 있다. 여기에 토종인 자이데나(동아제약)까지 가세해 시장은 4파전.

문제는 소비자의 혼란이다. 회사마다 제품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어 내게 맞는 치료제가 어떤 것인지 헷갈린다는 것. 최근 대한남성의학회 회장에 선출된 부산대병원 박남철(50.비뇨기과.사진)교수에게 발기부전 치료제의 '진실'에 대해 물었다.

- 환자에 따라 치료제를 달리 쓰나.

"내 경우엔 비아그라.레비트라는 발기부전 정도가 심하고 나이가 많은 환자, 시알리스는 상대적으로 젊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 주로 처방한다. 비아그라.레비트라는 발기 강직도 개선에 효과적이고, 시알리스는 약효 지속기간이 길어서다. 자이데나는 약효 지속시간이나 강직도 개선 효과가 기존 제품의 중간쯤 된다."

-치료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70~80%는 먹는 약만으로 발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10%는 주사나 음경 보형물 삽입을 권한다. 또 당뇨병에 의한 발기부전의 경우에도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 경우 치료율은 50%쯤이다. 다행히 당뇨병 환자 세 명 중 한 명은 남성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현저히 낮다. 이런 사람에겐 남성호르몬을 함께 처방하면 치료율을 70~80%대로 올릴 수 있다."

-약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우려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문제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일부 환자가 용량과 사용 빈도를 높이고 있지만 이는 약의 내성 때문이 아니라 약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부작용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유럽에선 두통이 가장 흔한 부작용이다. 우리나라에선 얼굴 화끈거림 다음으로 두통이다. 대개 환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고, 부작용 때문에 약 복용을 중단한 사람은 2%에도 못 미친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성행위와 관계없이 매일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이 있다는데.

"먹는 약은 성적 흥분이 있어야 약효를 발휘한다. 따라서 성행위 전 먹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 저용량으로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복용한 결과 발기부전이 개선됐다는 연구가 서양에서 나왔지만 아직 충분히 증명되지는 않았다."

-약 복용시 술.음식은.

"약을 먹기 전 소주 2~3잔이나 포도주 5잔 이상 마시는 것은 곤란하다. 알코올이 성적 흥분을 억제해서다. 또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워놓는 것도 약효를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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