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여성 불임치료 성공률 낮아

중앙일보

입력

너무 뚱뚱한 여성은 시험관 아기 등 체외수정시술 성공률이 정상여성에 비해 크게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근 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불임부부에게 수술비를 지원하는 등의 지원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불임클리닉 김석현 교수팀은 최근 체외 수정 시술을 한 불임여성 164명을 대상으로 배아이식 3~4주 후에 시술 성공률을 조사한 결과 체질량지수(BMI) 24 미만인 정상여성(25.9%)이 24 이상의 비만여성(10.5%) 보다 시술 성공률이 크게 높았다고 2일 밝혔다.

착상률도 정상그룹(12.7%)이 비만그룹(6.8%) 보다 높았다.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연구팀은 초음파로 태낭과 태아의 심박동을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시술 성공 여부를 판단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불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주목되고 있는 것은 '인슐린저항성'과 '고안드로겐혈증'이다.

체질량지수 24 이상인 비만여성의 경우 체내에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축적돼 인슐린저항성이 심해지면서 호르몬 이상을 일으킨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즉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비중이 높아지고 난소의 스테로이드 합성 이상으로 무배란증이 발생하게 됨으로써 임신 성공률이 낮아진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부부의 13.5%인 63만5천쌍의 불임부부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연간 1만5천~1만6천건의 체외수정 시술 등 불임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불임시술 평균 성공률은 약 20~30% 수준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의과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김석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비만이 임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불임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의 범위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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