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 (27)딸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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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야채의 섭취는 암 발생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과일류 중 복분자, 블랙베리, 딸기 등 딸기류의 섭취 역시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최근의 동물실험에서 냉동 건조된 딸기류의 섭취는 설치류에서 구강암, 식도암, 그리고 대장암을 억제하고 그 추출물은 햄스터 배아 섬유아세포에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린에 의해 유도되는 세포 종양화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음이 입증되었다.

또 블랙베리를 중심으로 동결건조된 딸기류의 장기간 섭취는 식도에서 암의 발생을 억제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그 뿐 아니라 딸기류 추출물은 혈관 신생(新生)을 억제함으로써 암의 성장을 막고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퍼지는 전이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딸기류의 이러한 항암 효과는 그 추출물이 강한 항산화제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여겨지는데, 동물실험에서 딸기류 추출물 섭취는 산화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되는 유전자손상을 크게 감소시킨다고 보고된 바 있다.

딸기류의 품종 중에서 블랙베리, 딸기, 덩굴월귤, 나무딸기, 블루베리가 과산화수소 라디칼, 수산기 라디칼 등의 각종 활성산소 독성을 제거하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에서 특히 블랙베리가 항산화 능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딸기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 중국 및 일본에 분포, 재배되는 복분자 역시 항암효과 및 기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딸기류 식품이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여러 고문헌에 따르면 복분자는 음위증, 피부미용, 시력감퇴와 야맹증에 효과적이며 강장제 및 간 보호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약용식물로도 크게 사랑을 받아 왔으며 인간 대장암의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고 보고되었다.

현재 복분자는 주로 차나 술의 형태로 음용되고 있다.

딸기류의 이러한 항산화 작용은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는 식물성 화학물질인 특정 파이토케미컬에 의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 중에서 특히 폴리페놀류는 식물계에 존재하는 2차 대사산물로 지질과 단백질의 산화에 의한 손상을 막는 항산화효과가 뛰어나다.

노화억제, 염증억제, 동맥경화 예방, 혈전예방, 살균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항산화제 폴리페놀류 중에서 블루베리나 블랙베리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이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여러 과일과 채소들이 짙은 색을 띠게하는 원인이 되는 색소로 암 예방 및 발암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여러 긍정적인 연구들이 최근 보고되고 있고, 그 외에 시력 향상, 심혈관 보호 등의 기능도 지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활기차고 푸르른 봄 4월, 제철 과일인 딸기의 달콤하고 상큼한 맛을 즐겨보심이 어떠할 지.

(서영록교수 = 경희대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대한암예방학회 편집간사 )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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