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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주선 불지필때 화장 불지펴" 中 도 넘은 인도 조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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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중국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가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사진과 글. 중국 텐허 발사 장면과 인도 화장터 사진을 나란히 올렸다. [웨이보 캡처]

지난 1일 중국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가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올린 사진과 글. 중국 텐허 발사 장면과 인도 화장터 사진을 나란히 올렸다. [웨이보 캡처]

중국 정부 기관이 인도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조롱하는 게시글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고 삭제했다고 BBC·블룸버그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최고 법집행기관인 중앙정치법률위원회(정법위)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 ‘중국의 불피우기’ vs ‘인도의 불피우기’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장을 올렸다.

사진 왼쪽에는 지난달 29일 중국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인 ‘텐허’의 발사 장면이, 오른쪽에는 인도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하고 있는 장면이 편집돼 있었다. 이와 함께 ‘인도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40만 건을 돌파했다’는 해시태그도 첨부했다. 이 게시물은 9000회 이상 공유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그러자 중국 내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중국의 우주기술 성과를 치켜세우기 위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 인도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는 지적이다.

중국과 인도는 최근 1년 사이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6월에는 히말라야 국경을 놓고 유혈 충돌이 있었고, 최근에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목표로 이끄는 쿼드(Quad)에 인도가 참여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2020년 6월 중국 히말라야 국경을 사이에두고 일어난 중국과 인도군 충돌 당시 강을 건너는 인도 군인의 모습. [AFP=연합뉴스]

2020년 6월 중국 히말라야 국경을 사이에두고 일어난 중국과 인도군 충돌 당시 강을 건너는 인도 군인의 모습. [AFP=연합뉴스]

그러다 중국은 코로나19 위기에 빠진 인도를 돕겠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전날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직접 나서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애도 메시지를 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인도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인도 지원을 의식해 경쟁 차원에서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정법위의 게시글이 사건이 터진 것이다.

정법위는 2일 주중국 인도대사관의 항의를 받고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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