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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이건희미술관 또 서울? 그분 고향인 부산에 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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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중앙포토]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중앙포토]

방대한 규모의 '이건희 컬렉션'이 국가에 기증돼 정부가 별도 미술관 신설 등을 검토 중인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에 이건희 미술관을 적극 유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미술품들을 전시할 미술관을 짓는다고 한다”며 “그런데 이 논의가 유족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마치 서울에 짓는 것처럼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역시 서울에 있으면 지방이 보이지 않는가 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서울공화국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고, 문화의 서울 집중도 극심한 현실에서 또 서울이라니”라며 “대한민국의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려면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에 짓는 것이 온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분의 고향도 이곳”이라며 “특히 부산은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돼 있고, 북항 등 새로운 문화 메카 지역에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부산에 이건희 미술관을 적극 유치하고 싶다”며 “부산에 이건희미술관을 짓는다면 유족의 의견을 중시해 장소성, 건축, 전시 등에서 빼어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중심적 사고에서 제발 탈피해주시길 바란다”며 “문화도 균형발전이 절실히 요구되고, 문화 명소를 대한민국 곳곳에 만드는 것이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의 연계를 위해서도 이건희 미술관이 부산에 꼭 필요하다”며 “수도권에 있으면 여러 미술관 중 하나가 되지만 부산에 오면 누구든 꼭 가봐야 하는 명소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문화국가를 만들고자 했던 고인의 유지를 제대로 살리는 길”이라며 “부산에 이건희 미술관이 오는 것이 여러모로 타당하다.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故)이 회장의 유족은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이건희 컬렉션' 2만3000여 점의 미술품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별도 미술관 건립 계획 관련 질문에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은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근현대 미술관' 형태로 할지, 기증자 컬렉션으로 할지는 즉답하기 어렵고 앞으로 검토하고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훌륭한 뜻이 한국을 찾는 관광객과 많은 사람에게 공감되고 향유되게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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