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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특별기로 모셔왔다···몸값만 수 조원 '파리 손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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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몸값이 수조원에 달하는 비싼 손님을 태웠다. 대한항공은 30일 “지난 16일부터 4회에 걸쳐 입체파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 작품을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공항으로 운송했다"고 밝혔다. 4번째 운송은 지난 23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KE504편 화물기가 담당했다. 대한항공이 한국으로 실어나른 피카소의 작품은 유화와 조각, 세라믹 작품 등을 합쳐 총 110여점이다. 무게는 총 22t, 작품 가치는 수조 원 대에 달한다.

현대 미술의 거장 피카소 작품들을 옮기는 데 투입된 특별 화물기. 대형 항공기인 보잉 747 기종을 화물용으로 투입했다. [사진 대한항공]

현대 미술의 거장 피카소 작품들을 옮기는 데 투입된 특별 화물기. 대형 항공기인 보잉 747 기종을 화물용으로 투입했다. [사진 대한항공]

‘몸값 비싼 손님’을 태우는 것인 만큼 대한항공은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작품의 밀봉 상태를 세심하게 검사해 보안을 강화했다. 공항 내에서도 가장 가까운 주기장을 배치해 지상 이동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구글 워크 스페이스 등 최첨단 IT기술을 활용한 협업 시스템을 사용해 출ㆍ도착지에서의 실시간 화물 정보를 공유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이번에 대한항공이 들여온 피카소 작품은 파리 국립 피카소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이다. 다음 달 1일부터 8월 29일까지 열리는 ‘파블로 탄생 140주년 특별전(展)’에 전시된다. 입체주의(큐비즘)의 창시자인 피카소는 사물을 바라보는 새롭고 다층적인 시선을 화폭에 담아낸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전시회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화물 편도 맡았다.

한편 1971년부터 미국 태평양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 항공화물 사업을 시작한 대한항공은 온도ㆍ습도 등 조절이 필수인 각종 예술품을 안전하게 수송하는 특수화물 운송 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의 예술품 등을 안전하게 수송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코로나19 백신 등 의약품의 항공 운송 전문성과 우수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인증(CEIVPharma)도 받았다. 최근에는 범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퍼실러티’의 백신 전담 수송 항공사로 선정됐다. 이 프로젝트의 전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등 전 세계 16곳이 전부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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