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ㆍ유럽ㆍ아프리카 3대륙 AI '비상'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3개 대륙에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2003년 이후 AI 때문에 80여명이 희생됐던 아시아는 물론 나이지리아와 그리스에서 AI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유럽, 러시아에서 잇따라 AI에 감염된 야생 조류가 발견되고 있는 점도 3개 대륙의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13일 유엔과 나이지리아 방역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한 유사 독감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 2명에 대한 혈액 검사가 진행중이다.

이들이 AI 감염으로 확인될 경우 이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첫번째 인간 AI 사례가 된다.

그리스에서는 야생 오리를 취급했던 29세의 사냥꾼 1명이 AI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받고 있으며 14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갑자기 죽은 닭들과 접촉한 부부가 고열과 호흡기 질환을 보여 수도 자카르타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야생 조류의 감염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은 이날 폐사한 6번째 백조에 대한 검사 결과 AI 바이러스인 'H5N1'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 AI에 감염된 야생 조류가 발견된 국가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이고 보스니아와 슬로베니아에서도 죽은 백조에 대한 AI 검사가 진행중이다.

러시아 농무부는 흑해 연안과 카스피해 연안 등 2곳에서 발견된 야생 백조와 야생 오리가 AI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벨기에 북부지방에서 발견된 죽은 백조에 대한 검사 결과 AI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벨기에 보건당국이 밝혔다.

조류의 이동에 대한 통제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보스니아는 불가리아와 그리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산 가금류 수입을 중단했고 홍콩은 이날부터 가정에서 닭이나 오리를 사육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필립 토드 대변인은 예년보다 추워진 겨울 날씨 때문에 남쪽 지역으로 더 멀리 이동하는 야생 백조들로 인해 AI가 확산되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마.모스크바.브뤼셀 AF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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