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텍사스 인구 늘었는데, 캘리포니아 줄었다…초조한 美민주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8월 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의 거리에 인구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표지판이 높여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8월 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의 거리에 인구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표지판이 높여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인구가 3억3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새 7.4% 증가한 것인데 대공황 시기인 193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인구는 텍사스 등 남부 '선벨트'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늘어 향후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10년 새 7.4% 증가…1940년 이후 가장 낮아 #고령화·경기침체·이민정체·출산율 감소 영향 #지역별 인구 변화에 정치 지형 변화도 예고 #캘리포니아서 처음 의석 줄고 텍사스 늘어

미국 인구조사국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인구가 지난해 4월 1일 기준 3억3144만928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0년과 비교해 2270만3743명(7.4%) 증가한 것이다. 집계 이후 1940년에 기록한 7.3%에 이어 두번째 낮은 증가율이다. 앞서 2000년 조사 때는 13.2%, 2010년에는 9.7%의 증가율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 이날 인구증가율 하락 원인으로 고령화와 전반적인 경기침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이민규제 강화 등을 꼽았다. 또한 출산율과 기대수명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가인구통계시스템(NVSS)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출산율은 1.73명을 기록했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의 수준인 2.1%의 대체 출산율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 통계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1965~2015년 미국 인구 증가의 절반 이상인 약 7200만명이 이민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미국은 강력한 이민이 없다면 출생과 신규 유입이 고령화를 따라가지 못해 사회 서비스와 노동력에 부담을 주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를 닮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에선 지역별 인구 변화가 정치 지형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하원의원 435석과 4년마다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을 주별 인구에 따라 10년마다 재분배한다.

인구조사국 집계대로라면 텍사스주의 연방 하원의원 의석은 2석이 증가한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몬태나, 오리건 등 5개 주도 각각 1석의 하원의원 의석을 더 받는다. 반면 뉴욕,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등 7개 주는 하원의원 의석을 각각 1석씩 잃게 된다.

전통적 공화당 강세 지역인 남부 '선벨트' 주의 의석이 늘어난 반면 북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 벨트'를 포함해 민주당 강세 주에선 의석이 계속 줄게 되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강세인 캘리포니아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은 당장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에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민주당은 현재 하원에서 가까스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주별 의석수) 변화만으로도 힘의 균형이 충분히 좌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의석이 늘어난 주는 대부분 2020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주에선 대부분 의석이 줄어 공화당에 유리한 구도란 얘기다.

하지만 선벨트 지역에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며 민주당 지지세가 확대되는 경향도 보이고 있어 일방적으로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