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17)유산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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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매년 55만6천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하며 이는 전체 사망원인의 1%, 암 사망원인의 7.7%라고 보고되고 있다.

2002년 우리나라의 암 사망원인 중 대장암은 10.6%를 차지했고 식생활 문화의 서구화로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과 발생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 추세라면 2010년 이전에 우리나라 암 발생률의 수위를 차지하는 위암, 간암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대장암 발생률 및 사망률이 증가함에 따라 전통식품 및 향신료에 함유된 생리활성 물질의 대장암 예방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유익한 미생물이라 알려진 유산균은 1858년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는데 발효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는 민족에게 대장암의 발생률이 적다는 역학조사 이후 유산균의 대장암 예방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유산균 발효식품이라고 하면 `김치'가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 김치에 함유된 다양한 유산균 (Leuconostoc mesenterioids 와 Lactobacillus plantarum)은 동물실험을 통해 종양 생성의 억제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김치 외에도 4세기께 불교의 전래와 함께 우리나라에 우유가 유입되면서 우리 민족은 고대부터 발효유를 고급식품과 약의 일종으로 사용해 왔으며, 1970년대 초 한 업체가 액상발효유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유산균을 함유한 발효유 제품의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학자 무어는 인간의 장내세균과 대장암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대장 내 유산을 생성하는 락토바실러스균이 많은 사람의 경우 대장암 발생률이 유의적으로 낮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화학적 발암물질로 실험동물에 대장암을 유발시킨 뒤 살아있는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균을 투여한 결과 유산균을 투여하지 않은 실험동물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결장암의 발생 빈도와 연장된 생존수명을 나타내었다는 연구결과를 비롯해 동물실험을 통한 유산균의 대장암 억제 효과는 이미 여러차례 보고됐다.

대장 내 유산균은 사람이 유산균을 직접 섭취하거나 김치 또는 유산균 발효유와 같은 유산균이 포함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그 수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렇게 증가된 유산균은 대장 속 분변 중에 암을 일으키는 세균성 효소인 베타-글루쿠로니데이즈의 활성을 낮춰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유산균은 숙주의 면역기능을 증강시키고 장내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의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유산균이 풍부하게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대장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인병의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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