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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바이든, 北과 바로 대화해야…트럼프는 변죽만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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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북한과 바로 대화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정책은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 NYT 인터뷰서 밝혀

문 대통령은 21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한·미와 북한의 외교적 진전이 2년간 멈췄고, 심지어는 후퇴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실제적이고 불가역적인 진전을 이룬 그런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비핵화는 대한민국 생존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NYT는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편으로는 청원, 또 한편으로는 설득을 하는 모습이었다"며 "다음 달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중재했던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자신의 능란한 외교적 묘책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하향식' 외교를 강조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상향식'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에' 주고받으며,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관건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로드맵을 고안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열었다. EPA=연합뉴스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열었다. EPA=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핵 없이도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굳이 제재를 받아가면서 힘들게 핵을 이고 있겠습니까?"라고 했다며, 실제로 핵 폐기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했다.

하지만 "더이상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협은 없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회담은 물론 이듬해 열린 하노이회담에서도 별다른 관계진전을 이루지 못해 애석했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일정한 형태의 외교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 대화와 외교가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文 "기후변화 등 현안 미국·중국 협력해야" 

한편 문 대통령은 미국을 향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기후변화 등 세계적 현안에 대해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며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북한이 그런 갈등을 유리하게 활용하거나 이용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초강대국인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하면 한반도 비핵화 등 모든 협상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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