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마약"

중앙일보

입력

사랑에 빠지는 것은 마약에 중독되는 것과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플로리다 주립대학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마약 중독자를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사랑에 빠지는 행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하는 도파민은 사람들을 만족감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로 이끄는 신경전달물질로 마약 중독자들을 헤로인이나 코카인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연구팀이 초원 들쥐(prairie vole)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짝짓기를 한 수컷 들쥐의 뇌에는 도파민이 분비돼 심리적 중독작용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측중격핵(nucleus accumbens)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수컷 들쥐는 이 영향으로 짝짓기한 암컷에 충실하게되고 자신의파트너 이외의 다른 암컷에게는 공격적인 위협까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컷의 뇌에서 도파민에 의해 활성화되는 단백질의 활동을 차단하자 수컷은 자신의 파트너에 보였던 강력한 유대관계를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브랜던 애러거나는 뇌 화학물질이 어떤 방식으로 암수 관계에 영향을 주는지를 증명한 첫 연구라며면서 "인간의 사랑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뇌 화학물질) 작용원리는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심리학회의 콜린 윌슨은 " 사랑이란 복합적인 감정"이라면서 " 신경생리학적으로 변화가 있겠지만 한가지 화학물질로 귀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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