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고혈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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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경련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A군(9). 혈압을 재보니 180/120㎜Hg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련의 원인은 고혈압성 뇌증(腦症). 진단 결과는 부신(副腎)의 갈색종이 원인이었다.

어린이도 고혈압을 앓는다. 하지만 신장.혈관.내분비계.중추신경계 등에 질병이 생겨 2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다른 병 때문에 병원을 찾다 우연히 발견되며, 혈압 수치도 고혈압을 일으킨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좋아진다. A군도 갈색종을 수술로 제거한 뒤 정상 혈압을 되찾았다.

어린이 고혈압은 3회 이상 측정해야 한다. 진단 기준도 나이에 따라 다르다(첫돌: 103/56㎜Hg 이하, 5세: 110/70㎜Hg 이하 등). 또 혈압대의 크기도 상완(팔꿈치~어깨)의 3분의 2 정도여야 하므로 체격에 따라 다르다. 즉 어른 혈압계로 어린이를 측정하면 부정확한 수치를 얻게 된다.

문제는 비만 아동이 늘면서 10대부터 성인형 고혈압 진단을 받는 어린이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하일수 교수는 "또래의 정상 체중보다 50% 이상 뚱뚱한 고도 비만아는 중학생 때부터 성인형 고혈압이 생겨 병원을 찾는다"며 "비만 아동의 경우 체중과 함께 혈압 측정을 꼭 해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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