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정맥류·탈장, 복강경으로 동시 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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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의 원인인 정계정맥류와 탈장을 복강경으로 동시 수술하는 새로운 기법이 소개됐다.

한솔병원 탈장센터 허경열 박사는 최근 열린 복강경학회에서 "탈장 수술을 할 때 복강경이 복벽 가장 안쪽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이때 정계정맥류의 위쪽 혈관을 묶어 혈액을 차단함으로써 혈액의 역류를 막았다"고 보고했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에 있는 가느다란 정맥이 라면발처럼 엉켜있는 질환. 이렇게 되면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고 그 결과 불임의 원인이 된다. 성인 남자의 10~15%, 불임 남성 중 30~40%가 정계정맥류 환자다.

탈장 역시 남성들에게 흔하다. 2003년의 경우 남성은 2만4775명이 탈장수술을 받은 데 비해 여성 환자는 4496명에 불과했다. 여성은 난소가 복강 내에 머물러 있는 반면 남자는 출생 직전 배 안에 있던 고환이 복벽을 열고 음낭 안으로 내려오면서 그 부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탈장 수술은 최근 배를 열지 않고 복강경을 이용, 인공막을 복벽 안쪽에 덧대는 수술로 발전하고 있다. 높은 복압을 견뎌 재발이 적고, 시술시간이나 회복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허 박사는 " 지금까지 470 예의 수술 사례 중 초기에 시술한 한 명을 제외하고는 재발이 없었으며, 치료 후 당일 퇴원할 정도로 수술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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