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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 대출 계속 죈다…2분기도 '대출 절벽' 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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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내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이 신용대출 중심으로 가계 대출의 문턱을 높일 전망이다. 불어난 가계 빚 관리를 위해 금융당국이 추가 규제를 예고하면서 ‘대출 절벽’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출상환 유예 등의 조치가 연장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의 허들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의 전반적인 대출태도지수는 소폭 강화(-2)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일반가계대출(-9)과 가계주택대출(-18)이 경우 대출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소기업대출(6)의 대출 태도는 완화될 전망이다. 대출태도지수는 0을 기준으로 양(+)이면 대출 태도 조건이 완화, 음(-)이면 조건이 강화된다고 해석한다. 값이 낮을수록 대출의 문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은행권이 가계의 일반대출을 조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4분기부터다. 초저금리 기조 속 가계 대출수요가 증가하며 은행이 일반대출을 늘려왔다. 그러나 가계 빚 규모가 1700조원까지 불어나며 신용 위험이 커지자 금융 당국이 규제에 나서며 은행권의 대출 태도도 강화로 돌아섰다.

앞으로도 가계의 은행 대출은 싑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는 추가 규제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안으로 개인 차주별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40%로 일괄 적용하는 추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예고한 상황이다.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변화. 자료: 한국은행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변화. 자료: 한국은행

다만 중소기업 대상 대출 태도는 완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조치가 오는 9월까지 연장된 영향이다.

당초 지난 1월 한은은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이 강화(-6)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가 3월로 마무리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이 혜택을 추가 연장하면서 올해 1분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태도는 완화(18)로 돌아섰다.

가계와 중소기업 등의 신용위험은 커지고 있다. 차주의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높아질(26) 전망이다. 특히 2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24)는 지난 분기(9)보다 큰 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소득 개선이 부진하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채무 상환능력이 낮아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26)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면서 채무상환능력이 낮아지고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해진 탓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신용 위험도 커지고 있지만 가계의 일반 대출(15)과 중소기업 대출(18) 수요는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 일반대출은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여전히 높은데다 백신 보급 등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에 따라 대출 수요가 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계의 주택자금 대출수요(-12)는 최근 주택거래량 둔화와 입주물량 감소로 전분기(9)보다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대출수요도 운전자금의 수요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자금 조달의 필요성 등으로 지난 분기(32)에 이어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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