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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Z 접종자 3명서 나타난 혈전..."모두 희귀 혈전 아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상훈 교수(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가 1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의 잠재적 이득과 위험 비교 등의 브리핑에서 혈전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상훈 교수(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가 1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의 잠재적 이득과 위험 비교 등의 브리핑에서 혈전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희귀 혈전’ 생성 논란으로 잠시 중단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접종을 12일부터 재개한다. 다만 30세 미만은 AZ 백신을 맞추지 않기로 했다. 해당 연령대의 경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희귀 혈전증으로 인한 위험보다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는 아직 희귀 혈전증 발생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았다.

혈소판 감소 동반한 희귀 혈전증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이 AZ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인정한 희귀 혈전증은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뇌정맥동 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CVST)과 ‘내장정맥 혈전증’(Splanchnic vein thrombosis)이다. 혈소판은 혈액응고, 지혈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AZ 접종 후 보고된 희귀 혈전증은 혈소판은 줄었지만, 오히려 혈전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일반적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 뇌정맥동, 내장정맥에서 다수 발견된 사례다. 혈액 항응고제인 헤파린의 드문 부작용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AZ 접종 후 3명이 혈전 생성사례로 보고됐다. 60대 요양병원 환자(사망)와 20대 코로나19 1차 대응 요원, 역시 20대 의료기관 종사자다. 모두 희귀 혈전증이 아니다.

우선 60대 요양병원 환자의 경우 부검소견에서 정맥 혈전증의 대표적인 폐색전증이 발견됐다. 거동이 어려운 와상환자나 고연령에서 관찰된다. 정맥혈전증, 폐색전증의 발병률은 한해 인구 10만 명당 50건 정도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잠재적 이득과 위험 비교 설명하는 정은경 청장.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잠재적 이득과 위험 비교 설명하는 정은경 청장. 연합뉴스

퇴원한 뇌정맥동 환자 

20대 코로나19대응요원은 AZ 접종 후 4일부터 갑자기 두통이 시작됐다. MRI 정밀검사 결과, 뇌정맥동 혈전 진단을 받았다. 혈소판 감소증은 동반되지 않았다. 다행히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한 뒤 증상이 빠르게 호전됐다. 입원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고 한다.

20대 의료기관 종사자는 현재 입원 중이다. AZ 접종 후 12일 지나 호흡곤란이 일어났다. 일반적인 형태의 심부정맥 혈전증과 폐색전증이 동시에 진단된 사례다.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은 상태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혈소판 감소증까지 동반한 특이 정맥 부위의 희귀 혈전증은 단 한 건도 발생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혈전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중증 악화와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예방접종자용 안내문을 보완해 (혈전증 의심사례를) 안내하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 조기에 인지해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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