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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는 국제적 사기" 세계적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일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크리스티 경매에서 780억원에 낙찰된 비플의 NFT아트. [AP=연합뉴스]

지난달 크리스티 경매에서 780억원에 낙찰된 비플의 NFT아트. [AP=연합뉴스]

비플의 콜라주 작품에 들어간 이미지 중 하나. [로이=연합뉴스]

비플의 콜라주 작품에 들어간 이미지 중 하나. [로이=연합뉴스]

세계적인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83)가 얼마전 크리스티 경매에서 780억원에 낙찰된 비플의 NFT작품을 가리켜 "바보같은 것(silly)"이라고 평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호크니는 미술평론가 월데마르 야뉴스자크(Waldemar Januszczak)와 벤디 그로스버너(Bendy' Grosvenor)가 진행하는 미술 팟캐스트 '월디 앤 밴디의 모험'의 인터뷰에서 "나는 도대체  NFT아트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비플이란 무명의 작가 작품이 6930만달러, 한화 약 780억원에 판매된 상황을 가리켜 한 말이다. 이 경매에선 비플의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days)’이 살아있는 작가의 작품으론 제프 쿤스,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세번째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한 토큰)는 대상에 고유한 암호를 부여한 디지털 자산으로, NFT 아트는 이 기술로 작품을 디지털 자산화한 것을 가리킨다.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세상에 유일무이한 오리지널(원본)임을 증명하는 이 디지털 작품은 이더리움 토큰 형태로만 발행되고 암호화폐로 사고 판다. 낙찰된 비플의 작품은 지난 13년간 온라인에 게시해온 사진을 모아 만든 콜라주로 구매자는 이 작품의 디지털 파일을 암호화폐로 지불하고 사들였다.

호크니는 요즘 NFT 현상에 앞장선 사람들을 "I.C.S 즉, 국제적인 사기꾼들(International crooks and swindler)"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이어 "NFT 관련 보도를 봤으나 전혀 흥미롭지 않았다"면서 "그들이 소유하는 게 결국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호크니는 또 "NFT 아트는 말이 안된다. 컴퓨터에서 언젠가 그것들은 잃어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비플의 작품을 봤는데 바보같아 보였다. 사실 그게 뭔지 알 수 없었다"고 평했다. 호크니는 "나는 (작품을 통해) 돈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2018년 1020억원에 낙찰된 데이비드 호크니,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 1972년.[AP=연합뉴스]

2018년 1020억원에 낙찰된 데이비드 호크니,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Pool with Two Figures))’. 1972년.[AP=연합뉴스]

지난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웹스터의 초상'.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웹스터의 초상'. [로이터=연합뉴스]

오는 4월 15일 열리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Amaryllis in Vase, from Moving Focus. [사진 크리스티]

오는 4월 15일 열리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Amaryllis in Vase, from Moving Focus. [사진 크리스티]

호크니의 그림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은 2018년 11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9030만 달러에 판매된 바 있다. 당시 한화로 수수료 포함해 약 1020억 원으로, 이는 살아있는 작가의 작품으론 최고가 기록이었다. 이후 2019년 5월 경매에선 제프 쿤스의 '토끼' 조형물이 9110만달러(약 1084억원)에 낙찰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더타임스는 "호크니 역시 디지털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라며 "그는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러나 비플이나 다른 NFT 작가들과는 달리 그것들을 출력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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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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