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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도 주목했다, 4월 1일 개막 앞둔 광주비엔날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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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제1전시실. 가운데 설치 작품은 오우티 피에스키 작품. [사진 광주비엔날레]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제1전시실. 가운데 설치 작품은 오우티 피에스키 작품. [사진 광주비엔날레]

제1전시실에서 공개된 존 제라드 작품 '옥수수 작업(코리브)', 2020, [사진 광주비엔날레]

제1전시실에서 공개된 존 제라드 작품 '옥수수 작업(코리브)', 2020, [사진 광주비엔날레]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4월 1일 개막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두 차례나 연기된 끝에 드디어 개막을 앞둔 것이다. 광주비엔날레는 본래 지난해 9월 개막할 예정이었다가 올해 2월 26일로 개막을 연기했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 다시 한번 개막을 미뤘다. 행사 기간은 당초 73일에서 39일로 축소됐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을 주제로 여는 이번 비엔날레는 40여 개국 69 작가(명/팀)가 4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두 차례 연기 끝 개막 #69 작가 450여 점 전시

개막에 앞서 이번 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Defne Ayas·45)와 나타샤 진발라(Natasha Ginwala·36)는 지난 2월 중 광주에 체류하며 실치 작업을 지휘하고 떠났다. 터키 출신의 아야스는 러시아 V-A-C 재단 큐레이터이고, 인도 출신인 진발라는 독일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 큐레이터다. 이들이 함께 정한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란 주제는 서구 사회와 근대를 지탱해온 합리성과 이성 중심에서 벗어나 비서구 세계의 문화를 예술적으로 탐구하겠다는 뜻과 인류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존재들을 드러내고 일깨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사진 오른쪽)와 나타샤 진발라(사진 왼쪽). [사진 광주비엔날레]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감독 데프네 아야스(사진 오른쪽)와 나타샤 진발라(사진 왼쪽). [사진 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이곳에는 총 5개의 전시실이 마련됐다. [사진 광주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이곳에는 총 5개의 전시실이 마련됐다. [사진 광주비엔날레]

전시는 메인 전시장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비롯해 국립광주박물관,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극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무엇보다 올해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5개 전시실 중 1전시실을 광주비엔날레 역사상 최초로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아야스와 진발라 감독은 지난 2월 전시 현장에서 연 인터뷰에서 "전시실 무료 개방은 이 장소를 사랑해준 광주 시민에 바치는 것"이라며 "이 곳에서 작품을 즐기다가 더 보고 싶으면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와달라"고 말했다. 작품으로 만나고 대화하고 싶다는 간절한 뜻을 첫 전시 공간에 친근하게 풀어놓은 것이다.

이곳엔 한국 화가 민정기, 사진작가 이갑철을 포함해 문경원, 김상돈 등 국내 작가와 사미족 오우티 피에스키, 존 제라드 등 해외 작가 등 총 8명의 작품이 설치됐다. 이곳엔 샤머니즘박물관과 가회민화박물관의 부적과 민화, 돌조각 등이 함께 선보인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선 ‘온전히 죽지 못하는 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죽음과 사후세계, 육체의 한계성 등의 개념을 다룬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테오 에셰투, 갈라 포라스-킴, 세실리아 비쿠냐 등이다. 이 중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칠레 출신의 시인이자 미술가인 비쿠냐는 피노체트 정권하에서 영국으로 망명한 인물로, 이번 비엔날레에서 그는 군부 독재에 맞서 연대 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회화 연작과 배너 작업을 선보인다.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펼쳐지는 광주비엔날레커미션(이하 GB커미션)전시도 올해 광주에서 반드시 보아야 할 전시다. 이불 작가는 이곳에서 아크릴 거울 등을 활용한 신작과 2018년 철거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에서 나온 철조망 등을 사용해 만들어진 작품을 선보인다. 옛 국군광주병원은 1964년 개원했으며 1980년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과 폭행으로 부상한 시민들이 치료받던 곳이다. 2018년 이곳에서 선보인 마이크 넬슨의 설치작업 ‘거울의 울림’은 폐허와 같은 실제 공간과 어우러져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올해에도 이곳에선 넬슨의 작품을 비롯해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전시된 임민욱 작가의 ‘채의진과 천 개의 지팡이’, 시오타 치하루의 ‘신의 언어’ 등의 작품을 다시 한번 선보인다.

온라인 전시도 강화했다. 아야스와진발라 두 예술감독이 직접 나서 작품을 설명하는 동영상이 행사 개막 후 비엔날레 공식 웹사이트와 SNS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29일자 지면에서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크게 다뤄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지난 수년간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터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세계 미술계에서 한국이 조명받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면서 "1995년 첫 회를 연 이래 이 비엔날레는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미술계 행사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다른 국제 전시회들이 거의 모두 지연된 가운데 한국의 비교적 성공적인 방역 상황이 이번 비엔날레 개막을 가능케 했다. 특히 두 예술감독은 작금의 팬데믹 위기를 견디고 반응하는 방식으로 비엔날레의 전범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전했다.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 개막하는 행사인 만큼 관람객 수를 제한하는 등 방역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구촌 공동체가 겪는 위기에 이번 비엔날레가 공동체의 가치, 예술의 힘을 더욱 일깨우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5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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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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