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더운데 가스불까지?…"쿨~한 밥상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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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국물이 있어야 밥이 넘어가신다고요? 더위 때문에 입맛도 없고, 불 지펴서 요리하기도 번거로운 여름. 그렇다고 아침을 거르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시원하면서도 요기도 되고 만들기 간편한 아침식사는 없을까. 이럴 때 권할 만한 것이 '차가운 아침 밥상'이다. 불로 조리하지 않은 상온 상태의 재료를 이용해서 만든 식사다. 준비도 번거롭지 않고 생식에 가깝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다.

# 아침식사는 반드시

아침식사는 중요하다.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해야 했던 선조들은 아침에 배부터 든든하게 채워야 했다. 요즘'바쁘다''피곤하다'는 변명으로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래서는 학교에서, 사회에서 오래 버티기 힘들다. 아침식사가 중요한 이유는 첫째,두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아침을 거르면 뇌에 포도당이 부족해진다.일과 학습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이유는 영양 균형이다. 아침을 굶으면 점심 때 과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결국 비만이 되기 쉽다.

다음은 가정의학 전문의 이승남 박사가 말하는 웰빙 아침 식사의 조건.

"아침 식단에는 몸에 필요한 탄수화물, 포만감을 채워주고 근육을 유지시키는 단백질, 그리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들어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전통 식단이지요. 하지만 매일 그렇게 차려 먹을 수 있는 현대인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이 박사는 "밥 대신 곡물 시리얼, 고기 대신 두유나 두부, 그리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와 과일을 곁들인다면, 이상적인 웰빙 식단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매일 똑같은 것을 먹지 말고, 월.수.금 다르게 차려 영양소를 골고루 다양하게 섭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차가운 밥상 예찬론

상온 상태의 재료를 이용한 이른바 '차가운 밥상'은 여름철 밥상의 별미다. 신선한 토마토.오이 등 야채, 현미.현미 시리얼 등 곡물, 호두.잣 등 견과류와 두부.선식 등을 적절히 조합해 만드는 '차가운 아침 밥상'.늘 바쁘면서도 건강을 생각해야하는 현대인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발상이다.

켈로그 마케팅 담당 이정환 부장은"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에는 시리얼 등을 활용해 시원하면서도 영양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아침을 먹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차가운 음식이 위장을 자극하여 장운동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변통을 풀어주는 것도 차가운 아침 밥상의 좋은 점이다.

비교적 간단한 재료와 방법으로 상차림이 가능하다. 주5일제를 맞아 여유가 생긴 가장이 아내와 아이들에게 점수 딸 기회로도 제격이다. 단, 매일 아침 찬 음식을 먹게 되면 설사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개인적 취향에 따라 횟수나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 차가운 아침밥상 재료는?

전문가들은 재료로 녹즙.토마토.현미 시리얼.브로콜리.치커리.오이.견과류.두부.두유.검은콩 선식 등을 꼽았다.

녹즙은 비타민과 각종 미네랄, 칼슘이 풍부하다. 식이 섬유가 풍부해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여름철에 땀으로 나간 칼슘을 보충하는 효과도 있다.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된 토마토는 아침에 식사 대용으로 먹으면 공복감도 없어지고 변비와 밤 사이 쌓인 피로도 풀어준다. 토마토의 리코펜이라는 성분은 체내 활성 산소의 생성을 억제해주므로 항암 효과가 있다.

현미는 식이 섬유가 풍부해 만성 변비, 숙변 제거,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 또한 옥타코사놀이라는 성분이 있어 체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고, 몸의 피로를 회복시킨다. 현미밥이 껄끄러운 느낌 때문에 먹기 부담스럽다면 현미 시리얼도 괜찮다. 시리얼은 곡류 제품으로 균형 있는 아침 식사가 된다.

브로콜리의 셀포라인 성분은 위암과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죽인다. 또한 셀레늄 성분이 항암, 항노화 작용도 한다. 아침에 브로콜리를 먹으면 교감 신경계에 작용, 신장과 간장의 기능을 좋게 해서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치커리는 비타민A가 풍부하다. 간과 시력을 보호해주고, 몸속의 노폐물을 중화시켜 주는 한편 장내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기능도 한다. 오이에는 이뇨작용을 돕는 성분이 있어 몸이 부었을 때 부기를 빼준다.

호두, 잣과 같은 견과류는 우리 체내에서 합성이 안 되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하다. 견과류는 칼로리가 높고 두뇌활동을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이나 수험생들에게 좋다. 두부에는 여름철에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다. 연로한 분들은 아침에 소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두부요리를 먹으면 더위로 지친 심신에 활력을 줄 수 있고 떨어진 체력도 보강할 수 있다.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두유에는 우유에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카제인과 비슷한 글리시닌이 함유되어 있다. 우유를 먹고 자주 설사를 하는 사람은 우유 대신 두유를 섭취하면 좋다.

검은콩은 노화 방지에 좋으며 소화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어르신들 아침 식사로 알맞다. 비타민 B1, B2가 많이 들어 있고 흰머리를 검게 만들어 주며 신장의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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