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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볼츠바겐으로 개명” 만우절 농담…“주가 띄우기 사기” 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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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독일 완성차 메이커 폴크스바겐이 4월 1일 만우절을 기념하는 농담을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실제 발표 같은 폴크스바겐의 농담을 기사로 작성한 언론이 상당수다. 미국에선 폴크스바겐의 행동을 놓고 “주가를 올리기 위한 사기극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주가, 뉴욕증시서 한때 12% 급등 #국내외 언론 상당수 낚여 보도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폴크스바겐 미국 법인이 홈페이지에 잠깐 올렸다가 내린 보도자료에서 비롯됐다. 폴크스바겐 미국 법인은 “전압을 뜻하는 영어 단어 ‘볼트’(Volt)와 폴크스바겐을 결합한 ‘볼츠바겐’(Voltswagen)을 미국 내 브랜드로 새로 내놓는다”고 밝혔다. 불과 몇 분 사이에 보도자료를 본 네티즌은 발 빠르게 소식을 전했다. 시장에선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시장에서 집중하기 위해 브랜드 이름까지 바꾸는 것으로 해석했다. 국내 일부 매체도 폴크스바겐의 만우절 장난을 사실로 알고 기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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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매체가 자신들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보도하고 나서야 폴크스바겐은 “만우절 기념 농담을 했다”고 사과했다. 폴크스바겐 미국 법인은 30일 성명을 통해 “미국 지사의 브랜드 변경 발표는 만우절 농담이다. 전기차 ‘ID.4’ 의 미국 출시를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이라고 해명했다. 전날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명 변경은 홍보용 농담이었다는 취지다. 폴크스바겐 독일 본사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미국 지사에 부랴부랴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의 ‘간 큰 농담’에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폴크스바겐의 주가는 유럽(30일)과 뉴욕(29일) 증시에서 동시에 급등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전일 대비 4.7%, 뉴욕증시에선 한때 12%까지 치솟았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폴크스바겐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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