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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불짜리' 미소로 대륙 뒤집어 놓은 산골 소녀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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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응시하던 한 소녀.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발견하곤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교사가 촬영한 이 영상은 중국의 산골 소녀를 일약 전국구 스타로 만들었다.

[GIF BTV]

[GIF BTV]

소녀가 사는 곳은 닝샤 후이족 자치구(宁夏回族自治区) 西吉(시지)현, 올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산하이칭(山海情 산해정)〉의 배경이기도 하다.

교사가 하굣길에 포착한 '미소 소녀' 화제 #재학중인 초등학교에 기부 손길도 이어져 #

영상은 이곳으로 교육 지원을 나간 24세 교사 마루이(马瑞)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하굣길에 아이들의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가 온라인에 올렸고, 영상 속 미소 짓는 소녀는 하루 아침에 ‘소녀 서시(西施)’로 유명 스타가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아이의 미소가 ‘순박하고 꾸밈없는 자연 그대로의 미소’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 바이자하오, BTV]

[사진 바이자하오, BTV]

영상 속 소녀의 이름은 톄자신(铁嘉欣). 올해 7세로 초등학교 1학년이다. 영상을 찍은 교사의 수업을 가장 좋아한다. 평소에는 또래들과 그림을 그리거나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낸다. 농촌 아이들의 일상이다.

낙후된 고장이었던 시지현은 지난해(2020년) 11월, 닝샤에서 마지막으로 '빈곤지역 탈출'에 성공했으며, 최근 들어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톄자신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중국 매체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베이징르바오(北京日报)는 취재를 위해 아이와의 통화를 요청했지만, “아이가 아직 어리고, 일찍부터 온라인 세상을 접하게 하고 싶지 않다”며 부모가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바이자하오, 터우탸오]

[사진 바이자하오, 터우탸오]

‘미소 소녀’가 유명해지면서 영상을 찍은 교사 마루이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본인 역시 농촌에서 자랐다는 마루이는 이곳 초등학교에서 지원 교사로 일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아이들에게 수학과 음악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마루이는 틈이 날 때면 아이들의 모습을 스마트폰에 기록해 온라인에 공유해 왔다. 이번 영상을 계기로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교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녀는 "가방을 메고 하교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워서 영상을 찍어 올렸는데, 이렇게까지 주목받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이를 아끼는 마음에 찍은 한 편의 영상은 상상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 푸핀 기금회(中国扶贫基金)는 이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5만 위안(약 870만 원)에 상당한 주방 설비를 기부, 학생들의 식사 환경을 개선하기로 약속했다.

차별적인 발언으로 비난받은 교사 류 모씨의 SNS [사진 터우탸오]

차별적인 발언으로 비난받은 교사 류 모씨의 SNS [사진 터우탸오]

반면, 비슷한 시기 시골 아이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비난을 받고 있는 교사가 있어 대조된다. 중국 윈난(云南)으로 지원을 나간 교사 류(刘) 모씨는 현지 아이들의 지적 능력과 낙후된 환경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온라인에 표출했다.

‘바보’ ‘멍청이들’ 과 같이 현지 아이들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스펙이 좋으면 뭐하냐 인성이 좋아야지”라며 비판의 글을 쏟아냈다.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다롄(大连) 이공대 대학원생인 류 모씨는 결국 대학원 입학 자격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현재 교육 지원을 중단하고 학교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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