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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경제 살림꾼 시장을” 박형준 “무능한 정권 심판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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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9일 앞둔 29일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부산일보사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경제 선거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맞붙었다.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유세 대결 #김 “박, 해운대 땅 재산신고 의혹” #박 “1조 펀드공약, 예산관념 부족”

김 후보는 “부산 경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유능한 의사 역할을 해보겠다”며 “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하면서 반 토막 난 우리나라 해운산업, 조선 산업을 다시 살려내는 작업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직격했다. “박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사고판 해운대 땅과 관련해, 부채를 신고하지 않는 등 재산 신고를 잘못했다”며 “해운대 토지를 매입하신 분이 박 후보 배우자 지인인 이모씨였고, 또 이모씨의 아드님이 박 후보가 기장에 산 땅의 주변 토지를 같이 매입한 분 중에 한 분인 게 맞느냐”라고 따졌다.

이에 박 후보는 “해운대 땅의 경우 다음 해 공직자 신고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신고했다. 땅을 매수한 사람은 재력이 있는 지인이 맞지만, 문제 될 것은 없다”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고 의혹을 제기하면 밑도 끝도 없다. 이게 마타도어 선거”라고 맞섰다.

김 후보의 ‘1조 펀드’ 공약도 논란거리였다. 박 후보가 “예산에 대한 관념이 떨어진다”고 하자 김 후보는 “(1조 펀드는 부산시) 예산으로 다 하겠다는 게 아니다. 부산 기업인들에게 교육을 위해서 기부해달라고 하면 그분들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된다. 기업을 봉으로 알지 않으면 ‘헌금을 통해서 기금을 마련하겠다’ 이런 말씀이 (나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토론회 뒤 둘은 거리 유세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연제구 거제시장 유세에서 부산 사투리로 “정권 심판선거 아니고 경제선거로 치러주이소. 김영춘이를 340만 시민 먹여 살리는 살림꾼 시장으로 만들어주이소”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측이 네거티브보다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는 데엔 최근 여론조사가 영향을 미쳤다.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 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48.2%,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26.0%를 얻어 22.2% 포인트 차이가 났다. 특히 후보의 ‘도덕성에 문제없다’는 응답은 박 후보 37.5%, 김 후보 36.7%로 엇비슷했다. 〈자세한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면 박 후보는 이날도 정권 심판론을 외쳤다. 해운대구 유세에서 그는 “이 땅에 무너진 것은 상식과 정의고, 이 땅에 횡행하는 건 위선과 오만”이라며 “이번 선거는 이 정권의 위선과 무능과 오만과 실정을 반드시 민심의 몽둥이로 때려주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고소·고발전도 격화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 부산 선대위가 김 후보 친형 땅의 특혜 매입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등을 지난 27일 검찰에 후보자 비방 등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29일엔 국민의힘 부산 선대위가 안민석 민주당 의원 등 4명을 부산지검에 고발했다. 안 의원은 28일 박 후보의 배우자를 “부동산 복부인, 부동산 투기꾼”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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