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9일 앞둔 29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에 처한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식물시장론’을 띄우고 나섰다. 야당이 내세우는 정권심판론에 대항하기 위해 민주당의 서울시 내 조직력을 부각하면서 “오세훈이 되면 갈등만 일어날 것”이라고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한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의 조직력으로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이겨낼 수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선거는 조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서울시장이 혼자서 서울의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서울시내 구청이 25개인데, 24곳이 민주당 소속이고, 서울시의원 110명 정도 중 100여명이 민주당 소속이다”라며 민주당의 조직력을 강조했다. 이어 “구청장과 시의회가 원팀으로 일하는 것과 매번 싸우고 다투고 갈등이 있는 것 중 어느 것이 시민을 위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규 민주당 중앙선대위·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에서 윤 의원과 판박이 주장을 내놨다. 김 대변인은 “우리에게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시장이 필요하다. 정부심판론을 앞세워 각을 세울 일이 따로 있지, 또 다시 불통과 막말로 갈등을 일으켜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서울시의회의 109석 중 101석이 민주당이고, 25개 자치구 중 24곳이 민주당 구청장이다. 정부 여당과 시의회와 긴밀하게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박 후보가 서울시장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서울시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타협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 후보는 ‘서울 구청장·서울시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한 상태라 출발부터 삐걱대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의원·구의원들은 ‘생활시정’을 한다. 각 지역에서 원하는 바가 있다. 타협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