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라운지] 연예인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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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등 유명인을 환자로 유치하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 득일까, 해일까? 잘하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린다. 코미디언 이주일씨를 치료했던 국립암센터가 좋은 예다. 그의 입원은 당시 갓 출범한 암센터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디스크 수술을 받았던 우리들병원이 유명세를 탄 것도 비슷한 경우다.

연예인 유치에 적극적인 곳은 산부인과.성형외과.피부과.치과 병원 등이다. 시술을 무료로 해 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계에는 연예인이 자기 병원에서 출산했거나 성형수술.피부 관리.치아 교정.미백(美白) 시술 등을 받은 사실이 입소문으로 퍼지면 환자가 구름처럼 몰려온다는 '병원 전설'이 돌아다닌다. '연예인 방문=뛰어난 의료 수준'이라는 믿음이 일반인에게 심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껏 연예인을 모셔놓고도 성형 등 시술을 잘못 하면 병원이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예인 유치가 다른 환자들을 불러모으는 효과 외에 병원 수입 증가에 직결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병이 외부로 알려지기를 극도로 꺼리는 연예인들이 보안을 위해 특별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루 입원료가 50여만원이나 되는 병원 특실에 입원하는가 하면 "별도 진료를 해 달라"며 병원 측에 특별 보수를 지급하기도 한다. 그래서 연예인이 입원해 있어도 환자는 물론이고 심지어 의료진까지 전혀 눈치 못 채는 경우가 많다.

동방신기가 혈액검사를 받을 때는 팬들이 채혈실에 몰려 검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들이 '아프지 않게 주사를 놓아 달라'고 의료진에 합창(?)하는 바람에 병원은 때아닌 공연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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