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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두 달 나발니 건강 악화, 걷지도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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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 15일(현지시간) 알렉세이 나발니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감 생활을 전했다. 삭발 상태인 그는 교도소가 감시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알렉세이 나발니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감 생활을 전했다. 삭발 상태인 그는 교도소가 감시카메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교도소에 수감 중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급격한 건강 악화로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변호인 측이 주장했다. 나발니는 지난 2월부터 러시아 파크로프시의 제2 교도소(IK-2)에 수감 중이다.

변호인단 “한쪽 다리에 감각 없어” #진통제 2알만 주고 접견도 막아 #나발니 “소설 1984처럼 감시 당해”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변호인단은 지난주 나발니를 접견했는데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한쪽 다리는 아예 감각이 없어 일어서거나 걸을 수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교도소측에 호소했지만, 소염진통제인 ‘이부로펜’ 2알을 처방받은 게 전부였다.

변호사 올가 미하일 로바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4일 예정된 접견은 사전 통보 없이 무산됐고 이후 접견 신청이 모두 거부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발니는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해 27.24%를 득표하며 러시아 정계에 돌풍을 일으킨 야권 인사다. 이듬해 12월 프랑스 화장품 회사로부터 3100만 루블(약 5억9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2일 모스크바 구역법원은 2014년 집행유예를 실형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해 나발니는 옥고를 치르게 됐다. 지난해 8월엔 독극물 테러를 당했는데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수감 생활 중 나발니는 지난 15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삭발한 자신의 모습 등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모든 곳에 카메라가 있어 감시당하며, 사소한 규칙 위반도 바로 보고된다. 잠든 수용자들을 1시간마다 깨우는 날도 있다”라고 하면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그대로 경험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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