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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첫날 추경 통과…'돈 살포용' 지적한 野도 침묵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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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과 이낙연 4.7 재보선 공동 선대위원장, 홍익표 정책위 의장 등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이 통과된 뒤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과 이낙연 4.7 재보선 공동 선대위원장, 홍익표 정책위 의장 등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이 통과된 뒤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여야가 25일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4·7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 4차 재난지원금 지급안에 가까스로 합의하면서다. 추경은 당초 정부안 총액을 벗어나지 않은 15조원 규모로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기에 기존 편성된 본예산 일부를 더한 “20조6000억원”을 선거 전 지급한다며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다행”(홍익표 정책위의장)이라고 강조했다.

돈, 돈, 돈…불어난 현금 지원

이날 본회의는 오전 8시 열렸다. 정성호 예결위원장은 단상에 올라 “긴급 고용대책 사업의 당초 정부안 2조7507억원 중에서 시급성과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을 2800억원 감액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추경안 심사에서 “일자리사업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을 받아들여 비대면 스타트업 지원(-600억원), 고용창출장려금(-1379억원) 등의 예산을 줄이기로 최종 합의했다.

대신 4차 재난지원금으로 부르는 현금성 복지 재원은 증액을 고집했다. 버팀목자금, 직접융자, 브릿지 보증 등으로 소상공인에 줄 지원금이 1조610억원 늘어났다. 농어민 지원금(2422억원), 전세버스 기사 및 버스업자 지원금(345억원)도 더해졌다. 의료인력 감염관리수당(480억원), 교통·돌봄 필수노동자 마스크 지원(370억원), 장애인 지원(380억원) 등 코로나 19 대응 관련 예산도 커졌다.

정성호 예결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추경안을 가결시키고 있다. 뉴스1

정성호 예결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추경안을 가결시키고 있다. 뉴스1

결과적으로 전체 추경안 중 절반가량(7조3000억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피해지원에 쓴다. 피해 정도에 따라 100만∼500만원을 지급하는데, 매출 40% 이상 감소 시 기존 200만원→250만원, 매출 60% 이상 감소 시 기존 200만원→300만원 등으로 지원 규모가 늘어났다. 국회는 여행업 지원액(200만원→300만원), 공연업 지원액(200만원→250만원)도 상향 조정했다.

전세버스기사 3만5000명에는 70만원씩을, 경작면적 0.5㏊ 미만 영세농 46만 가구에는 30만원씩을 지급한다. 법인소속 택시기사 지원금 70만원, 한계근로빈곤층 생계지원금 50만원, 사업자 등록 노점상 소득안정지원금 50만원도 추경안에 들어갔다. 이 밖에도 헬스트레이너 1만명 고용지원금(322억원), 과수·화훼·친환경농산물 농가 긴급경영자금(160억원), 외국인 근로자 임시숙소 490개소 제공 예산(49억원) 등이 있다.

그런데도 표결 전 토론에서는 “어떻게 한두 달 인건비도 안 되는 재난지원금 몇백만원으로 죽어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살릴 수 있단 말인가”(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100조원 규모의 과감한 재정지출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의 의견만 나왔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추경안 표결 후 “재석 259인 중 찬성 242인, 반대 6인, 기권 11인으로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與 광내기에 野 침묵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추경호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가 25일 오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추경호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가 25일 오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공식 선거운동기간(3월25일~4월6일) 돌입 전까지 반드시 추경을 통과시키겠다”(핵심 관계자)는 방침을 민주당은 막판까지 지켜 이뤄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본회의 직후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정 예산을 포함한 (정부안) 19조5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 증가한 20조6000억원 규모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20조원 이하에 맞춘 4차 지원금 정부안을 국회가 2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걸 강조한 말이다. 홍 의장은 “오늘부터 4.7 재·보궐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며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로 인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4차 재난지원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달 말 지급이 시작된다. 국민의힘은 정책위 명의 자료에서 “정부 여당이 외면한 코로나19 피해지원의 사각지대를 발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선거용 현금 살포”를 지적했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추경 통과에 침묵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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