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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만 터지면 아내 탓" 박형준 측, 김영춘 서울집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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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열린 KNN주최 부산시장 보궐선거 TV토론회에 나선 김영춘 민주당 후보(왼쪽)과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유튜브 캡처

지난 22일 열린 KNN주최 부산시장 보궐선거 TV토론회에 나선 김영춘 민주당 후보(왼쪽)과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유튜브 캡처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측 대변인들이 “조강지처” 발언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대변인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한 공세를 펼치며 “조강지처를 버렸다”고 표현하자 김소정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대변인이 “남존여비사상이 통했던 시절에서나 통할 법한 위험한 발언”이라고 응수하면서다.

남 대변인과 김 대변인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과 김 후보의 서울 광진구 16억 원 아파트를 두고 공세와 방어에 나섰다.

논쟁은 김 후보 소유의 서울 아파트 논쟁에서 시작됐다. 박 후보 측이 ‘김 후보는 부산에 전세로 살고, 서울 광진구에는 시세 16억 상당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 측 남 대변인은 “김 후보가 2010년 서울 광진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올 때 아내와 ‘젊은 시절 고생의 땀이 고스란히 담긴 주택 한 채를 팔지 말자’고 약속했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후보측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 인사들이 부동산 문제가 터질 때마다 ‘이것은 나랑 상관없다. 아내 탓이다’라고 해서 전부 아내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서 우리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상당히 분노를 많이 했다”며 “평생 함께 고생하면서 살았던 아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상당히 비겁하게 느껴진다”라고 맞받았다.

남 대변인은 “박 후보 측에 조강지처라는 뜻을 아시는지 진짜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는“몹시 가난하고 힘들 때 고난을 함께 겪었던 아내를 지칭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그런데 박형준 후보는 조강지처를 버리고, 아니면 헤어지고 지금 새롭게 살고 있는 부인과 또 성이 다른 처자식에 대해서는 또 선을 긋기를 한다. 김 후보의 (아내와의 약속 등)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자 김 대변인은 “‘조강지처를 버렸다’는 발언에 대해선 무엇보다 문 정부를 지지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상당히 분노해야 하는 발언”이라며 “조강지처를 버릴 수 없다는 건 예전에 조선시대나 남존여비사상이 통했던 시절에서나 통할 법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혼이라는 것은 서로 남녀가 합의 하에 이뤄지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버린 것으로 성립했다. 이것은 여성을 하찮은 존재, 그러니까 수동적인 존재 취급하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적절한 시점에 가족들과 협의해서 서울 집을 처분하겠다는 발언을 하셨는데 그 적절한 시점이 저희가 봤을 땐 ‘시장이 당선되면 처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남 대변인은 “조강지처를 버렸다는 말은 세간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저의 입장으로 규정지어서 말씀주시는 김소정 대변인께 정정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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