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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탈통신 넘어 글로벌로…구현모 “미디어 시장판도 바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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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앞둔 구현모 KT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콘텐트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앞둔 구현모 KT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콘텐트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미디어는 ‘디지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엔진입니다. KT그룹의 역량을 미디어 콘텐트에 집결해 글로벌 시장 판도를 바꿀 것입니다”

대표 취임 1년 ‘메타 플랫폼’ 승부수 #“디지코 KT 최강 엔진은 미디어 #가입자 1300만, 콘텐트로 돈 벌 것” #넷플릭스·디즈니와 협력도 열어둬

구현모 KT 대표의 얘기다. 2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 전략’ 기자간담회에서다. 구 대표는 “현대HCN 인수가 완료되면 KT그룹의 미디어 가입자는 1300만 명”이라며 “이제 콘텐트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서비스별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KT 서비스별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를 위해 KT는 ‘KT스튜지오지니’를 통해 2023년 말까지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드라마 100편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T스튜디오지니는 올 1월 설립한 콘텐트 전문회사다. KT의 자회사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해 드라마·영화·예능 등을 제작한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이들의 투자를 받아 콘텐트를 제작하거나 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콘텐트를 해외 시장에 유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미디어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건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빅데이터 모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시청률 14.1%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다. KT 관계자는 “방영 전에 빅데이터 모델을 통해 ‘흥행 대박’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며 “연 7000억 건에 달하는 시청 빅데이터를 통해 이 같은 정확한 분석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KT 경영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KT 경영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룹의 미디어 역량을 키우는 데는 구 대표의 ‘탈통신’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KT는 통신 기업인 ‘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디지코’로 변신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50%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리고 비통신 중 ‘미디어’를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다.

구 대표는 “미디어 매출은 3조원 규모로 10여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5%에 이르는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앞둔 구 대표는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커머스, 로봇 등 신사업 중 일부는 4~5월에 추가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탈통신 전략은 기존 통신사업을 강화하면서 미디어·금융 등 신산업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KT스튜디오지니와 K뱅크 등이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문어발식으로 확장된 40여 개의 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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