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조리팀장" 문문술씨가 처음 밝힌 청와대 식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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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새해 아침 상차림은 과연 어떨까. 진수성찬일까. 아니면 떡국과 간단한 반찬뿐일까. '대외비'인 대통령의 식단을 15대 김대중 대통령의 조리팀장 문문술씨가 전격 공개했다. 대통령이 바뀌면서 '비밀 해제'가 된 덕분이다.

그러면 김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맞은 1999년 1월 1일 첫 아침상을 살펴보자. 대통령 식탁에는 배추김치.갓김치.김구이.숙주나물.시금치나물.명란젓 등의 밑반찬에 잣죽.모듬전.갈비구이.조기구이.전복초가 차례로 올랐다. 이어 주 메뉴인 떡국과 쌀밥. 전통음식의 상차림으로 따지면 7첩 반상급이다. 조선시대 일반 백성이 3첩 반상이었고 5첩, 7첩, 9첩, 그리고 최고급인 임금님 수라상이 12첩이었으니 대통령 밥상은 가세가 넉넉한 양반집 수준이다. 수라상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정성만큼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문씨. 건강과 컨디션을 고려한 식단 짜기에서 싱싱한 식재료 구하기, 마지막 검식관의 '독미'(유해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맛보기)까지 완벽을 추구한단다. 김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 대통령의 식단을 짜고 손수 음식을 조리한 그가 청와대를 떠난 지 1년5개월 만에 '대통령 밥상의 이모저모'를 week&에 속속들이 풀어놨다.

*** 대통령 떡국 끓여볼까 (5인분)

▶기본 재료=쇠고기(등심) 100g, 가래떡 500g(썰지 않은 것 8개), 달걀 2개, 대파 1뿌리, 김 약간

▶육수 재료=사골 1㎏, 양지머리 4㎏, 물 4ℓ, 국간장 4큰술, 소금 1/2작은술

▶고명 쇠고기 양념=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파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참기름 1작은술

▶육수 준비하기=사골과 양지머리는 덩어리째 찬물에 1~2시간 담가 핏물을 뺀다. 중간 중간 새 물로 3~4회 갈아준다. 살코기에 핏물이 남아 있으면 육수가 탁해지고 잡냄새가 날 수 있다. 강한 불에 올려 팔팔 끓어오르면 중간 불로 낮춰 뭉근하게 3~4시간 끓인다. 국물 위에 생기는 거품은 수시로 걷어내 맑은 국물을 얻는다. 물의 양이 절반가량 줄면 꼬챙이로 고기를 찔러본다. 핏물이 아닌 맑은 물이 나오면 충분히 삶아진 것. 오래 삶는다고 더 진한 국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며 잘못하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다. 우려낸 국물은 면보로 걸러둔다.

▶간 맞추기=우려낸 육수에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국간장은 직접 담근 5년 이상의 것을 쓰고, 소금은 3년 이상 된 천일염을 쓴다. 국물이 약간 짠 듯해야 떡을 넣었을 때 간이 알맞다.

▶고명 만들기=쇠고기(등심)를 3~4㎝ 크기로 채 썰어 양념으로 살짝 무쳐 프라이팬에 볶는다. 달걀을 흰자와 노른자로 분리해 각각 소금을 약간 넣고 고루 저은 다음 면보에 거른다. 면보에 거르지 않으면 지단을 부칠 때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정갈한 지단을 만들 수 없다. 지단은 팬에 기름을 조금만 두르고 낮은 불에서 익혀야 기포가 생기지 않는다. 완성된 황백지단을 3~4㎝로 채 썬다. 김도 지단처럼 채 썰어 준비한다.

▶떡국 끓이기=간을 마친 육수에 둥글게 썬 가래떡을 넣어 한소끔 끊인 뒤 그릇에 알맞게 담아낸다. 준비한 쇠고기.황백지단.김과 채 썬 대파를 올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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