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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버려지는 화장품 용기 150억개…재활용 플랫폼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LG화학이 이너보틀과 손잡고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너보틀은 투명한 플라스틱병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파우치’를 넣는 기술이 있다. [사진 LG화학]

LG화학이 이너보틀과 손잡고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너보틀은 투명한 플라스틱병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파우치’를 넣는 기술이 있다. [사진 LG화학]

LG화학이 화장품 용기가 완벽히 재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화장품 분야를 시작으로 향후 식품·의약품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LG화학은 23일 국내 스타트업 이너보틀(Innerbottle)과 손잡고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Plastic Eco-Platform)’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너보틀은 국내 외에 등록된 지식 재산권만 50건이 넘는 친환경 패키징(포장 용기) 전문 업체다.

양사가 구축할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 공급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든다.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만을 전용 시스템을 통해 회수한다. 이를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가공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과 물류 회수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LG화학과 이너보틀이 구축하는 에코 플랫폼 구조. [사진 LG화학]

LG화학과 이너보틀이 구축하는 에코 플랫폼 구조. [사진 LG화학]

이너보틀은 투명한 플라스틱병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파우치’를 넣는 기술이 있다. 내부 실리콘 파우치에만 내용물이 담기기 때문에 외부 플라스틱 용기를 별도의 세척 과정 없이 바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실리콘 파우치의 탄성 덕분에 내용물을 잔량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 패키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화장품 용기는 용액의 변질을 막기 위해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또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소재도 용기 안에 남아있는 내용물 때문에 재활용이 쉽지 않았다. LG화학은 복합재질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이너보틀에 공급하고, 실리콘 파우치를 자사의 NB라텍스로 대체하는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NB라텍스는 기존의 실리콘 파우치보다 탄성이 높고, 산소 차단율이 다섯배 이상 좋아 내용물의 변질을 막는 데도 유리하다.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는 환경 오염의 장본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매년 전 세계에서 150억병의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가 버려지고 있는데, 이중 약 10%(15억병)만 재활용해도 연간 약 7만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114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허성우 LG화학 부사장은 “우선 하반기 화장품 용기부터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뒤 앞으로 식품·의약품 용기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세상에 없던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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