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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환자 발굴에는 '발없는 말'이 최고

중앙일보

입력

언론매체 홍보는 냄비홍보

대부분의 의사들이 병원을 홍보하는데 신문이나 방송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매체들이 신뢰성과 함께 많은 독자(시청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 때문에 홍보조직을 갖춘 병원들은 언론매체를 겨냥, 홍보자료를 뿌리며 때에따라 분에 넘치는 로비전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언론지향 의사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기자가 아는 어느 한의사는 모든 매체의 기자들을 두루 잘 알고, 재주도 좋게(?) 정기적으로 매스콤을 탄다. 매출액의 10%는 병원홍보를 위해 '투자'한다는 식인데 그 덕분인지 때론 환자가 들끓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문제는 환자 집중이 냄비처럼 잠깐 반짝한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치료효과는 차치하더라도 무덤덤한 환자서비스, 고가의 치료비가 다시는 그곳에 가고싶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 번 다녀간 환자의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지 않을 때 남에게 권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환자에 목말라 하는 의사일수록 우선 관심을 가지고 배워야(벤치 마킹)할 곳이있다. 매스콤에 단 한차례도 소개되지 않았지만 IMF시대에도 꾸준히 환자를 끌어모으는 의료기관들.

이들 병의원들에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유명하지 않지만 해당질환 환자들에게는 명의로 일컬어져 시골 구석에서도 찾아온다는 것. 그렇다면 이들 병원들은 어떻게 이러한 유명세를 방방곡곡에 각인(?) 시켰을까.

건강교실에도 노하우가 있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우리네 속담은 바로 <병원 홍보 중에 으뜸>는 언론매체가 아니라 입을 통해 전해지는 소문, 바로 '입술 홍보'라는 사실을 웅변한다.

소문이란 소위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평판을 말한다.

외래환자 확보에 가장 중요한 병원 평판 높이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성실한 진료와 서비스는 기본. '이 의사는 진정으로 내 병에 대해 걱정하고 있구나'하는 정도의 신뢰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다음은 평소 착실하고 꾸준한 대외활동이다.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건강교실을 예로 들어보자.

건강교실하면 지금도 많은 의료기관이 시도하고 있지만 사실 소기의 목적을 거두지는 못하는 것 같다. 환자나 보호자를 모아 강의하는데 그칠 뿐 이들을 병원홍보의 전위부대(?)로 만드는데는 실패한다.

건강교실에 참가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건강을 신앙처럼 여기고 여러 병원과 의사를 전전하며 나름대로 평가하는 깐깐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이들은 기꺼이 병원의 홍보맨으로도 나설 것이다.

그럼 건강교실의 주제 선정부터 생각해보자. 의원과 종합병원이 다르고, 지방과 서울, 그리고 전문과목에 따라 전략이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건강교실을 개최하기 전에 지역사회에서 건강수요조사를 한 뒤 테마를 정해야 한다는 것. (물론 전국 또는 서울 전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질환의 경우엔 다르다. )

다음으로는 참가 유도. 단순하게 건강강좌만을 하는 것 보다는 간단한 무료검진를 해준다거나 가정용 헬스용품, 또는 건강 책자를 무료로 제공하면 환자를 모집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또 지역사회 교회, 부녀회, 상가번영회, 구청 보건소 등에 부탁할 수 있고, 직원들이 환자 명단을 갖고 직접 전화 및 방문을 통해 참석을 요청한다.

교육 후에는 반드시 피드백을

의원급은 마음은 있어도 장소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장소가 그리 넓거나 격식이 갖춰지지 않아도 무방하다. 환자가 기다리는 대기실에 의자를 놓고 둘러 앉아 동네 반상회처럼 진행해도 병원장의 성의만 담겨있으면 참석자들은 만족한다. 강사는 원장뿐 아니라 영양사, 간호사도 함께 참여하고 강사진의 약력, 저서 등을 소개하면 신뢰감을 더해 줄 것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참석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슬라이드나 비디오 등을 갖춰 재미있게 진행하는 것. 그리고 강의 후에는 이들의 학습효과를 피드백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예컨대 질문을 받지만 말고, 질문을 한다거나 이들을 둘러앉게 해 질병에 대한 경험담을 토로하게 하는 등 교육효과를 보며 교육현장에 능동적으로 참여케 한다.

또 교육과정별로 1기, 2기 등 기수를 정해 기별 모임을 만들어 심리적으로 소속감을 갖도록 한다. 병원과 의사의 <팬>을 만들어야 하는 것. 또 강의는 한 번에 끝내지 말고 다음에 또 참석할 수 있는 빌미를 만들어 주어야 하며 이때 이웃의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나 보호자를 함께 오도록 하는 것도 요령.

건강교실 개최시에는 반드시 자료를 만들어 배포해서 집에서도 교육연장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다. 참석자 명단을 확보해서 병원 PR지를 우송하면 평판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들 자료에 전화번호는 물론 병원까지 오는 약도를 넣는 것은 상식.

건강교실은 참가자가 적더라도 착실하게 오래 계속해야 한다.

봉사하는 의료인의 이미지를

지역사회에서 봉사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병원의 평판을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 물론 병원이 지역환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를 말하는데 시골에는 마을회의, 도심에서는 상가번영회, 노인회 등의 활동을 지원해 주거나, 여력이 있으면 경노당, 장애아 및 노인시설에 가서 무료진료를 하는 것도 좋다.

이러한 착실한 대외활동은 병의원의 팬을 늘리는 것과 직결된다.

일반기업에서는 잠재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명단을 파악, 이를 잘 활용한다. 여러 단체의 회원이나 학교 동창회 등의 명부를 가진 전문업자가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회적 요구 때문.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내원환자의 명단도 중요하지만 건강교실 참가자의 명단 역시 꼼꼼히 챙겨 이를 내원 환자로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발적으로 모여든 이 잠재환자들을 소홀히 해서는 건강교실을 개최한 본래의 취지가 사라져버린다.

이밖에도 지역의 입술 홍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집단이 있다. 사람들 앞에 자주 서는 교사나 목사, 스님들 같은 종교인들이다. 사회적으로 신망이 높고,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말 한마디가 병원의 이미지에 직결된다. 다음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이 부녀회나 상가 자치회, 구민회 등 지역사회 유지급들.

이들과 지속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하면 병원 평판만들기에 절대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가칭 병원발전위원회와 같은 모임을 만들어 이들을 위원으로 참여시키고,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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